​中 외환보유고 6년 만에 최저…‘중국 리스크’ 현실화되나

2017-02-01 15: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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환율방어로 3조 달러로 급감…미국과 무역전쟁 초반부터 악재

한국경제 중국리스크 걱정보다 의존도 줄이는 대책 내놔야

[그래픽=김효곤 기자]

아주경제 배군득 기자 = 지난 2014년 4조 달러에 달했던 중국 외환보유고가 빠르게 줄어들며 금융위기 가능성이 고조되고 있다. 아직까지 여유가 있지만, 대외 여건을 감안하면 안심할 수 없는 수준이라는 게 전문가들의 시각이다.

중국 외환보유고는 지난해 12월 기준 3조110억 달러로 전월 대비 410억 달러 감소했다. 이는 지난 2011년 3월 이후 약 6년 만에 최저 수준이다.

중국의 외환보유고 감소는 지난해 초부터 감지됐다. 글로벌 헤지펀드가 위안화 약세에 배팅하면서 중국 정부와 국제 투기자본간 날성 공방이 시작된 것이다.

소로스 펀드 매니지먼트 회장인 조지 소로스는 지난해 1월 스위스 다보스 포럼에서 중국 경제의 경착륙 가능성을 언급하면서 위안화 하락을 부추겼다.

헤지펀드인 퍼싱스케어 대표인 빌 애크먼 역시 위안화 약세를 전망한 자료를 투자자에게 보내며 대열에 합류했다.

이에 따라 중국 당국이 위안화 가치를 유지하겠다는 의지를 표명하고자 환율방어 차원에서 대규모 외환보유고를 투입하게 된 것이다.

문제는 중국 외환보유고 감소 흐름이 좋지 않다는 것이다. 대외적으로 미국 연방준비제도(Fed) 금리인상과 트럼프 정부의 경기부양책이 발표되며 달러화 강세가 원인으로 지목되는 부분이 부담으로 작용하고 있다.

여기에 중국 정부가 환율방어를 위해 외환시장에서 달러를 매도한 것도 외환보유고 감소에 대한 불안감 원인으로 꼽히고 있다.

올해 중국 경기둔화 여지가 남아 있는데다, 미국의 추가 금리인상이 예고돼 중국 위안화 가치 상승이 쉽지 않는 것도 악재다.

중국 당국 역시 고민이 많다. 중국 경제성장률이 올해 6% 초반까지 떨어질 가능성이 있어 당국이 환율방어를 위해 금리 인상 카드를 쓰기가 쉽기 않다.

달러 대비 위안화 환율이 상승해도 수출확대 효과를 기대하기 어려운 부분도 고민거리다.

또 중국 정부가 지속적으로 외환시장에 개입할 경우, 위안화에 대한 신뢰가 떨어져 역효과가 발생할 가능성도 봐야 한다.

이처럼 중국의 외환보유고 감소가 심상치 않은 흐름을 보이자, 중국 의존도가 높은 우리나라도 서둘로 ‘중국 리스크’에 대응할 준비를 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과거 중남미 국가가 선진국 진입에 실패하면서 겪었던 경제위기가 중국에서 발생할 가능성에 대해 사전에 대비책을 세워야 한다는 것이다.

표민찬 서울시립대 교수는 “외환보유고가 많아 국가경제가 안정적인 것이 아니라, 국가경제가 불안정하기 때문에 많은 외환보유고가 필요한 것”이라며 “중국경제의 규모와 불안전성을 감안하면 3조 달러 수준의 외환보유고는 충분하지 않다”고 분석했다.

표 교수는 이어 “한국경제의 대중국 의존성을 고려할 때, 중국경제에 대해 여러 시나리오를 작성하고 각 시나리오에 대한 대비책을 마련해 놓아야 한다”며 “우리가 인식해야 하는 중국 리스크는 중국경제가 위기에 빠질 위험이 아니라, 한국이 중국에 발생할 경제위기 가능성에 대해 대비책을 마련하고 있지 않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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