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러나 지난해 1월 -20%에 육박했던 최악의 수출부진에 따른 기저효과로 인한 증가라는 점과 최근 미국 보호무역주의 확산, 중국과의 통상환경 악화 등의 불확실성 탓에 회복세가 유지될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
1일 산업통상자원부에 따르면 1월 수출액(통관 기준)은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11.2% 늘어난 403억 달러로 잠정 집계됐다.
우리나라 수출이 두 자릿수 증가율을 보인 것은 2013년 1월 이후 4년 만이다. 또 2014년 4월 이후 33개월 만에 3개월 연속 수출 증가를 기록했다.
일 평균 수출 증가율은 16.4%로 2011년 8월 이후 5년 5개월 만에 최고치였다.
수출물량은 5.2%, 원화 표시 수출은 9.7% 늘어 각각 2016년 4월과 2012년 2월 이후 최대 증가율을 기록했다.
수출 증가세는 반도체 등 고부가가치 상품과 석유화학제품이 주도했다.
지난달 반도체 수출은 스마트폰 탑재용량 증가와 메모리 단가 상승으로 사상 최대인 64억 달러의 실적을 거뒀다.
석유화학제품 수출액은 제품수출단가 상승과 생산능력 확대에 힘입어 2014년 12월 이후 가장 많은 35억 달러를 기록했다.
평판 디스플레이(DP)도 유기발광다이오드(OLED) 수요 지속 증가, 액정표시장치(LCD) 패널 가격 상승 등으로 2013년 1월 이후 가장 높은 20.8%의 증가율을 보였다.
반면 선박·가전·무선통신기기·자동차·섬유 등 5개 품목은 여전히 수출이 감소하며 부진을 털지 못했다.
지역별로는 전 세계 대부분 지역에서 증가세를 보였고 특히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하는 중국 수출은 13.5%로 3년 5개월 만에 두 자릿수 증가율을 기록했다.
지난달 수입은 371억 달러로 전년 같은 달보다 18.6% 증가했다. 수출과 마찬가지로 수입 역시 3개월 연속 증가했다. 이는 2014년 9월 이후 2년 4개월 만에 처음이다.
무역수지는 32억 달러 흑자로 60개월 연속 흑자행진을 이어갔다.
연간 기준으로 2015∼2016년 2년 연속 하락했던 수출이 지난해 11월을 기점으로 회복하는 모습을 보이면서 수출에 대한 기대감을 높이고 있다.
그러나 회복세가 유지될 수 있을지에 대한 불안감도 적지 않다.
1월 수출이 전년 대비 큰 폭 증가할 수 있었던 건 지난해 1월 -19.6%라는 최악의 수출부진에 따른 기저효과 영향이라는 분석이다.
또한 트럼프 미 신정부 출범 이후 보호무역주의 확산, 중국과의 통상 마찰 등 대외 변수도 밝지 않다.
여기에 세계 교역량 감소, 저유가, 중국 경기둔화, 주력 산업의 경쟁력 악화 등 수출 부진의 원인은 여전하다는 점도 우려를 더한다.
주형환 산업부 장관은 전날 기자간담회에서 "세계 경제와 교역이 좋아지는 긍정적 요인이 있긴 하지만, 보호무역주의가 상당 부분 가시화될 부정적인 요인도 상존하고 있다"라며 "수출품목 고도화, 새로운 시장 개척 등 수출 구조개선을 위해 노력하겠다"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