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문가들은 양국의 무역·통화전쟁이 위기지만, 양국의 틈새시장을 공략해 이득을 취할 수 있도록 정부의 적극적인 대처가 필요하다고 입을 모은다.
특히 외환시장의 불확실성 해소를 위한 통화스와프 확대와 함께 민관이 함께 적극적인 통상외교에 나서야 한다고 강조한다.
25일 신화통신에 따르면, 미국 상무부는 지난 23일(현지시각) 미국이 수입하는 중국산 트럭 및 버스용 타이어에 대한 저가 판매와 정부의 보조금 지급 혐의를 인정하는 최종 판정을 내렸다.
앞서 미국이 중국 정부의 알루미늄 업계 보조금 지원을 문제 삼아 세계무역기구(WTO)에 공식 제소하기로 한 지 열흘만으로, 미국이 중국에게 원투 펀치를 연달아 날린 모양새다.
양국간 무역갈등은 새해 벽두부터 진행됐다. 중국 정부는 지난 11일 자국 산업이 심각한 피해를 보고 있다며 미국산 동물사료 원료인 옥수수 주정박에 대해 높은 반덤핑 관세와 보조금 상계 관세를 부과했다.
이에 맞서 미국 정부도 중국 정부의 자국 알루미늄 업계에 대한 보조금 지원을 문제삼아 세계무역기구(WTO)에 이를 제소했다.
특히 미국 상무장관으로 내정된 월버 로스가 중국의 불공정 무역 실태에 대해 노골적인 공세를 퍼붓는 등 양국간 무역전쟁은 일촉즉발 분위기로 치닫고 있다.
문제는 G2 사이에 낀 한국경제다. 양국 모두 한국경제에 미치는 영향이 비정상적으로 크다.
지난해 한국 수출은 4955억 달러를 기록했다. 이 중 대중 수출은 1244억4800만 달러에 달한다. 미국 역시 664억8000만 달러를 기록, 단일 국가로는 1, 2위를 차지하고 있다.
그러나 미국이 중국을 압박해 중국의 구매력이 줄어들면 한국 수출의 회복세는 직격탄을 맞을 수 있다. 또 중국을 거쳐 미국에 수출해 얻는 이득도 크게 줄어들 것으로 예상된다.
격화되는 미중 환율전쟁 역시 우리나라 입장에서는 반가운 소식이 아니다. 한국 외환시장은 미국과 중국의 정책으로부터 큰 영향을 받고 있어 이에 따른 변동성 확대가 불가피하기 때문이다.
현정택 대외경제정책연구원장은 "우리가 G2 리스크를 근본적으로 해소할 수 없지만, 충격을 줄여야 한다"고 말한다.
현 원장은 외환시장의 불확실성을 감소시키기 위한 통화스와프를 확대하고, 민관이 함께 나서 경제통상외교와 교섭활동에 나서야 한다고 강조했다.
최병일 이화여대 교수는 "한국의 대중국 수출의 상당 부분이 부품이기 때문에 미국과 중국이 무역갈등을 빚으면 피해가 클 수 있다"며 "한·중 FTA를 업그레이드하고, 무역환경이 크게 바뀌는 시대에 새로운 전략을 짜야 한다"고 조언했다.
이필상 서울대 경제학부 초빙 교수는 "우리나라는 정국이 불안해 통상외교를 적극적으로 펼치지 못하는 반면, 아베는 트럼프가 당선되자마자 달려가서 만났다"며 "트럼프가 선거 때 한미 FTA은 미국 일자리를 뺐는다고까지 말 한 상태여서 우리도 빨리 미국에 가서 입장을 설명해야 한다"고 말했다.
양국간 무역전쟁으로 생기는 빈틈을 공략해야 한다는 주문도 나왔다.
이 교수는 "양국간 무역전쟁이 나타날 경우, 미국에서는 중국상품 수입을 막고 이에 대한 반격으로 중국도 미국 상품의 수입을 막아 미·중 양국 시장에 틈이 생길 수 있다"며 "그 틈을 공략하면 우리 경제가 상당한 이익을 볼 수 있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