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경제 주진 기자 =박근혜 대통령 측이 탄핵심판 기각을 위해 지연 전략과 여론전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박 대통령 측은 이르면 2월말로 예상될 정도로 빨라지는 탄핵 시계와 반환점을 돌아 박 대통령을 정조준하고 있는 박영수 특별검사팀의 수사에 대한 대응 방안을 고심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24일 청와대에 따르면 박 대통령 측 탄핵심판 대리인단의 서석구·손범규 변호사 등은 이날 오전 청와대를 방문, 박 대통령과 탄핵심판 대응 전략 등을 논의했다. 이 자리에선 심리 속도를 늦춰 헌재의 조기 결정을 막는 방안도 다뤄진 것으로 알려졌다.
박 대통령 측이 증인으로 요청한 39명에는 황창규 KT 회장, 조응천 전 청와대 공직기강비서관(현 더불어민주당 의원) 등 박 대통령 측에 불리한 진술을 할 사람들까지 포함돼 논란이 일기도 했다.
이에 대해 박 대통령 대리인단은 가급적 많은 시간을 벌어 형사재판과 같이 헌법, 법률적 유죄 여부를 가려야 한다는 입장을 내세우고 있다.
그러나 국회 탄핵소추위원장인 권성동 의원은 박근혜 대통령 측을 향해 “피청구인의 무더기 증인신청은 탄핵심리를 지연할 의도라고 판단할 수 밖에 없다”고 비판했다.
박 대통령 측은 헌재 탄핵 최종 결정이 특검 수사 기한인 2월말을 넘겨야 구속 수사를 피할 수 있다. 만약 헌재가 2월이 가기 전 탄핵소추 인용을 결정한다면 박 대통령은 즉시 대통령으로서의 불소추특권을 잃게 되기 때문이다.
박 대통령은 2월말 헌재 탄핵심판 결정을 막기 위해 다양한 특단의 대책을 강구하고 있다. 우선 기존의 대리인단을 전원 사임시키고 새롭게 구성하는 방안을 모색하는 방안이다. 피청구인의 대리인이 없다면 심리가 불가능하기 때문에 심리를 진행할 수가 없기 때문이다. 시간을 끄는 동안 지지층 결집을 통해 여론의 반전을 꾀하겠다는 의도도 깔려 있다.
박 대통령은 또 헌재에 직접 출석해 자신의 입장을 적극 피력하겠다는 카드도 만지작거리고 있다. 박 대통령은 헌재 직접 변론을 통해 자신도 피해자라는 점을 내세워 억울함을 호소하고 자신의 혐의를 적극 부인하면서 지지층에 정치적인 호소에 나설 가능성이 높다.
박 대통령이 2월 중순 이후 변론에 출석할 경우 평의와 결정문 작성에 소요되는 시간 등을 고려할 때 탄핵심판 결정은 3월 이후로 늦춰질 수밖에 없다.
마지막 카드는 황교안 대통령 권한대행이 오는 31일 퇴임하는 박한철 헌재소장의 후임을 지명하는 것이다. 신임 헌재 소장 임명 후 탄핵심판 결론이 달라질 수 있다는 입장을 내세울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정치적 부담이 크다는 점에서 실행될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
박 대통령의 탄핵심판 지연에 따른 국민 분노가 더욱 커지면서 여론이 악화될 가능성도 높다. 특히 외교안보, 경제, 민생 등이 혼란스러운 상황에서 박 대통령의 탄핵 심판 지연으로 국익 훼손 논란까지 점화될 수 있다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