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은행권 전세대출 30조원 돌파…사상 최대 증가

2017-01-22 12: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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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년 새 10조원 이상 늘어

아주경제 노경조 기자 = 작년 은행권 전세자금대출 증가액이 사상 최대 규모를 기록한 것으로 나타났다. 잔액 규모도 처음 30조원을 돌파했다.

22일 은행권에 따르면 신한·KB국민·우리·KEB하나·NH농협 등 5개 은행의 전세자금 대출 잔액은 작년 12월 말 현재 34조485억원으로 전년 말(23조6636억원)보다 10조3849억원 늘었다.

작년 증가폭은 기존 가장 많았던 지난 2015년(5조8118억원)을 2배 이상 웃도는 수치다.

5대 은행의 전세자금 대출 규모는 2010년 2조3196억원에 불과했다. 하지만 2011년부터 2013년까지 매년 3조5000억원가량 늘며 2012년 말 기준 잔액이 10조원을 돌파했다.

특히 매매 가격 상승과 함께 전세난이 심화하기 시작한 2014년부터 급증하는 추세다.

전세대출은 2014년 처음으로 연간 증가액이 5조원을 넘겨 누적 잔액이 17조8518억원에 달했다. 이어 지난 2015년 처음으로 20조원을 초과하고, 작년 30조원을 넘어섰다.

전셋값 상승과 매물 부족이 악순환 구조를 띠면서 대출자들이 은행에 빌리는 전세자금 규모가 점점 커지고 있는 것이다.

KB국민은행 주택가격동향조사에 따르면 서울지역의 평균 전셋값은 2014년 말 2억9368만원으로 3억원을 밑돌았다. 작년 말 4억2051만원으로 2년새 1억원 넘게 뛰었다. 이에 따라 서울 아파트의 매매 가격 대비 전셋값 비율은 지난해 말 기준 73%를 넘어섰다. 일부 강북지역의 아파트는 80∼90%에 육박했다.

반면 소득수준은 거의 늘지 않았다. 통계청의 지난해 3분기 가계동향을 보면 가구당 월평균 소득은 444만5000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0.7% 증가하는 데 그쳤다. 물가 상승률을 고려한 실질소득은 오히려 0.1% 줄었다.

한 은행 관계자는 "소득은 늘어나지 않는데 집값은 턱없이 올라 은행 문을 두드리지 않을 수 없었을 것"이라며 "상대적으로 물량이 많고 가격이 저렴한 경기도로 이주하는 전세난민도 많았을 것으로 추정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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