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경제 이수경 기자 = 유력한 대권주자로 꼽히는 반기문 전 유엔(UN) 사무총장은 귀국 후 당분간 국민의 목소리를 듣는 친서민 행보에 집중할 계획이다.
귀국해서는 '화합'의 메시지를 발표하는 한편, 일명 '박연차 의혹' 등에 대해서도 해명할 예정이다.
반 전 총장은 이 과정에서 가급적 수행원과 의전을 줄여 간소하고 단촐한 행보를 이어갈 예정이다. 이러한 과정을 거쳐 사회 화합, 국민 통합을 고민하겠다는 방침이다.
공항에서는 '국민화합', '국가통합'에 대한 메시지와 그간 유엔에서의 활동을 담은 귀국인사를 한다. 여기에 박연차 전 태광실업 회장으로부터 23만 달러를 수수했다는 언론보도 등에 대해 음해성 보도임을 강조하며, 정면 대응할 것이란 입장도 밝힐 예정이다.
이튿날인 13일에는 국립현충원과 이승만, 박정희, 김영삼, 김대중 전 대통령의 묘역 참배 일정을 소화한다. 또 자택이 있는 사당동 주민센터를 방문해 주민으로 돌아왔음을 신고할 예정이다. 토요일인 14일에는 충북 음성과 충주를 방문해 가족들을 만나고 꽃동네 등도 방문한다. 세월호 참사 현장인 진도 팽목항과 노무현 전 대통령의 고향인 봉하마을 방문도 검토중이며, 이는 주말께 일정을 조율할 예정이다.
또 반 전 총장은 전직 유엔 사무총장 자격으로 황교안 대통령 권한대행과 정세균 국회의장, 양승태 대법원장 등 3부 요인을 만날 예정이다.
이 대변인은 "당연히 전직 유엔 사무총장으로서 3부 요인을 만나뵈어야 하니까 황 권한대행은 당연히 만날 것"이라며 "그러나 꼭 필요한 게 아니면 외교 관련 일정은 대폭 줄일 것"이라고 말했다.
다만 정치인들과 직접적인 만남은 자제하겠다는 입장이다.
'제3지대'를 내세운 손학규 전 민주당 대표와 정의화 전 국회의장 등과 만날 계획이 있느냐는 질문에 이 대변인은 "당분간 국민들과 소통하겠다고 했는데 정치인을 만나는 게 바람직한지는 생각해봐야 한다"면서 "직접 만나지 못해도 어떤 방식으로든 소통은 하겠지만 가까운 장래는 아닐 것"이라고 잘라 말했다. 일부 새누리당 의원들의 합류 가능성에 대해서도 "설 연휴까지 정치적 행보는 없을 것"이라고 답했다.
반 전 총장의 동생 기상 씨와 조카 주현 씨가 뉴욕 현지 법원에서 뇌물 혐의로 기소된 데 대해서는 "반 전 총장도 보도를 보고 알게 됐는데, 전혀 아는 바가 없었을 것이고 굉장히 놀랐을 것"이라고 이 대변인은 말했다.
그러면서 "현재로서는 입장을 낼 수 없으나, 이 문제가 아마 2015년쯤에도 국내 언론에 보도됐던 것 같고 그 때 비슷한 입장을 밝힌 것 같다"고 덧붙였다. 이어 현지 수사 결과에 따라 후속 대응이 이뤄질 수 있을 것이란 답변을 내놓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