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우 출신 미래에셋대우 임직원 "박현주 열공"

2017-01-05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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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주경제 서동욱 기자= 미래에셋대우가 통합 출범하면서, 옛 대우증권 출신 임직원이 '박현주 배우기'에 여념이 없다. 으레 서로 다른 회사가 합쳐지면 따르는 일이겠으나, 20년 가까이 '주인' 없이 일해 온 대우증권 쪽 임직원은 사정이 남다를 수밖에 없다. 

◆화학적 결합에 진통

미래에셋증권과 대우증권이 통합됐지만, '화학적인 결합'에는 앞선 합병 사례보다 더 시간이 들 것으로 우려된다. 대우증권은 1997년 외환위기로 대우그룹에서 벗어나 1999년부터 18년 동안 산업은행 자회사로 지내왔다. 20년 가까이 실질적인 오너가 없었다는 얘기다.

4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미래에셋대우는 전달 29일 미래에셋증권ㆍ대우증권 간 합병등기를 마쳤고, 새해부터 자기자본만 6조7000억원을 넘어서는 업계 최대 증권사로 통합 출범했다. 두 회사가 합쳐지면서 임직원 수도 4000명 이상으로 늘었다.

이처럼 법적인 통합은 마무리됐지만, 이질적인 조직 문화를 맞춰가기는 쉽지 않아 보인다.

금융위원회 고위 관계자는 두 회사에 대한 합병안을 승인한 뒤에 "가장 우려스러운 부분은 너무 다른 조직 문화"라며 "주인이 없던 대우증권과 오너 아래에서 일사불란하게 움직이던 미래에셋증권은 전혀 다른 업무 스타일을 지녔다"고 지적하기도 했다.

그는 "대우증권은 상무급만 돼도 알아서 조직을 관리하고, 업무를 진행하는 문화였다"며 "윗사람에게 자유롭게 의견을 개진할 수 있었다"고 말했다.

물론 대우증권 출신 임직원이 새로 적응할 수밖에 없다.

옛 대우증권 출신인 미래에셋대우 한 직원은 "수직적인 군대 문화가 스며들고 있다"며 "일단 넥타이와 배지를 무조건 착용해야 하는 것부터 달라졌다"고 밝혔다.

이 직원은 "대우증권 시절에는 임원이 사장에게도 할 얘기는 했지만, 지금은 달라졌다"고 덧붙였다.

◆곳곳서 마찰음 여전

직원 복지를 비롯한 제도 차이에 따른 문제도 적지 않다.

박현주 회장은 두 회사 가운데 더 많은 연봉을 받던 대우증권 수준으로 급여 체계를 바꾸는 통큰 결정을 내놓기도 했다. 하지만 노조가 있던 대우증권과, 없던 미래에셋증권 간 복지 수준 차이는 컸다.

당장 대우증권에서 시행해 온 복지 차원 제도의 지속 여부가 도마위에 올랐다.

대우증권 시절에는 임직원이 가족과 함께 하는 가질 수 있게 첫째 주 금요일과 마지막 주 수요일 정시 퇴근을 의무화한 패밀리 데이가 있었지만 현재는 지속 여부를 두고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미 일주일에 하루씩 편한 복장으로 출근할 수 있도록 한 '캐쥬얼 데이'나 사내 동호회 지원은 중단됐다.

한 증권사 관계자는 "대우증권 노조가 강성이 아니었다고 하지만, 그래도 회사가 생긴 이래 꾸준히 혜택을 누려왔다"며 "미래에셋증권에 비하면 여러 면에서 처우가 좋은 편이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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