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경제 김근정 기자 = 중국이 북핵과 관련한 도널트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인의 발언에 거세게 반발했다. 특히 중국 공산당 기관지 인민일보 자매지인 환구시보는 "중화민족을 얕보지 마라, 해볼테면 한 번 해봐라"라며 거침없는 비난을 쏟아냈다.
환구시보는 3일 '트럼프, 또 북핵으로 중국 공격하나'라는 제하의 논평을 게재하고 "트럼프가 트위터에서 중국과 북한을 언급하며 북핵에 대한 무지함을 고스란히 드러냈다"면서 "북한이 핵을 포기하지 못하는 이유가 중국 때문이라는 생떼까지 쓰고 있다"고 비난했다.
새해 첫날인 1일 김정은 북한 노동당 위원장이 신년사에서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시험발사가 마지막 단계에 도달했다고 주장하자 트럼프 당선인은 트위터를 통해 "그런 일은 없을 것"이라며 "중국이 미국과의 무역에서 일방적으로 엄청난 돈을 가져가고 있는데 그런 중국이 정작 북핵 문제 해결에 나서지 않는다"고 돌연 중국을 겨냥했다.
이에 중국은 분노했다. 환구시보는 "북한이 핵을 포기하지 않는 것은 미국과 한국의 군사적 압력 때문인데 중국에 책임을 떠넘기고 있다"면서 "만약 한반도에 전쟁이 나더라도 가장 큰 피해를 입는 국가 역시 중국이 아니다"라고 강조했다.
미국의 오만함도 꼬집었다. 환구시보는 "중국의 부상이 미국 덕분이라고 생각하는 트럼프는 중화민족을 너무 얕보고 있는 것 아니냐"면서 "아메리카합중국이 역사라는 우주 속에 스쳐가는 유성일 수도 있다"고 지적했다. 중화문명은 수 천년을 이어가고 있는데 미국도 오래가길 바란다며 비꼬기도 했다.
중국을 일본이나 한국처럼 '오라면 오고 가라면 가라'는 식으로 상대해서는 안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또, "한반도 등 동아시아 정세에 관심이 있다면 취임 후에 와서 한 번 하고 싶은데로 해봐라"라며 절대 밀리지 않겠다는 자신감도 보였다.
중국 관영 신화통신도 트럼프 당선인의 '트위터 외교'를 비판했다. 신화통신은 3일 논평에서 "외교는 어린아이의 장난도 비즈니스 협상도 아니다"라며 "미국 내에서도 트럼프의 이러한 행동을 우려하는 분위기"라고 지적했다.
중국 외교부도 트럼프의 발언을 정면으로 반박했다. 겅솽(耿爽) 중국 외교부 대변인은 3일 정례브리핑에서 "중국은 책임감있는 대국이자 동북아시아의 주요 국가로 한반도 평화와 안정, 북핵문제의 평화적 해결을 위해 계속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면서 "이는 모두가 아는 사실로 광범위한 인정을 받고 있다"고 밝혔다.
미·중 무역관계에 대해서는 "양국 경제협력의 핵심은 공동의 발전을 모색하는 것으로 협상을 통해 문제를 해결해야 한다"는 기존의 입장을 재차 확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