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경제 한준호·이정하 기자 = SK텔레콤의 IPTV(인터넷방송) 사업을 맡고 있는 자회사 SK브로드밴드가 오는 5월까지 여주에 다목적 위성센터를 설립하고 유료방송의 새판짜기에 본격 나선다.
3일 유료방송업계에 따르면, SK브로드밴드는 이번 위성센터 구축이 단순히 위성방송의 품질 개선을 통한 가입자 확대를 넘어 다각적 포석이 깔려있다는 분석이다.
DCS란 이른바 '접시 없는 위성방송'으로 위성 방송국이 전송한 위성방송 신호를 통신국에서 수신해 IPTV 신호로 바꾸고 인터넷 망을 통해 가입자에게 방송서비스를 제공하는 방식이다. KT스카이라이프는 최근 미래창조과학부가 승인한 DCS를 앞세워 실적개선과 함께 IP 연결을 확대하고 신사업 발굴에도 박차를 가하고 있다.
SK브로드밴드는 이번 위성센터 건립을 통해 올해 지상파 방송부터 단계적으로 본격화될 UHD(초고화질)방송의 IPTV 적용에도 대비하고, 현재 서비스 중인 B TV의 위성채널 화질 개선에 무게를 두고 있다는 설명이다. 위성센터는 수신개선을 통한 IPTV 프로그램 품질 개선 차원이라는 얘기다.
SK브로드밴드 관계자는 "향후 UHD급 화질을 대비해서 위성센터를 설립한 것"이라며 "위성방송도 HD급에서 UHD급으로 넘어가는 상황에서 트래픽이 많아지고 있어 원활한 채널 전송을 위해 안정적인 망 확보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아울러 지난해 SK텔레콤의 CJ헬로비전 M&A(인수합병) 시도가 불발로 끝났지만, 향후 종합유선방송사업자(SO)를 인수했을 때 지역에 SO와 IPTV, 위성방송을 모두 제공할 수 있는 종합 플랫폼 사업자를 위한 전초기지로서 역할도 기대된다.
유료방송업계 관계자는 "이번 위성센터 설립은 향후 미디어 인수·합병(M&A)까지 시야에 둔 것으로 SK그룹 차원에서 추진하는 사업으로 봐야 한다"고 말했다.
그동안 SK브로드밴드는 지역 서비스를 제공하기 위해 전용망을 빌려 쓰는 형태를 취해왔으나, 비용대비 화질이나 서비스 면에서 한계가 있었다는 지적이다. 반면 경쟁사인 KT의 경우 지역의 전화국이나 위성국의 망을 활용해 안정적인 서비스를 제공해왔다.
SK브로드밴드 관계자는 "그 동안 흩어졌던 센터를 한 곳에 집약하면 24시간 모니터링 체계도 갖출 수 있고 망 끊김 없이 안정적인 전송이 가능해진다"고 말했다.
SK브로드밴드는 위성센터를 발판으로 1위 올레TV를 맹추격할 진용을 갖췄다는 평가다. 지난해 11월 현재 SK브로드밴드 가입자 수는 394만명으로 올레TV 가입자 수 701만명에 크게 뒤져 2위를 점하고 있다. 올해 취임한 박정호 SK텔레콤 사장은 "IPTV사업에서도 1등을 하겠다"며 "차별화된 서비스를 제공해 IPTV 업계 2등 자리에서 벗어나겠다"고 강조하면서 올레TV 추격 의지를 내비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