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휘재가 24일 오후 서울 KBS 신관 웨딩홀에서 열린 2016 KBS 연예대상 포토월 행사에서 포토타임을 갖고 있다.[유대길 기자, dbeorlf123@ajunews.com]
아주경제 최송희 기자 = 이번에도 MC가 문제였다. 한해 방송가를 빛낸 연예인·스태프의 노고를 치하하고, 마무리하는 시상식에서 또 논란이 불거진 것이다. 짓궂은 태도나 도를 넘어선 질문들로 시청자들의 눈총을 받는 문제적 MC들이 더러 있었지만 이번처럼 거센 반응은 없었다. 방송인 이휘재의 이야기다.
지난달 31일 이휘재는 배우 장근석·걸스데이 민아와 함께 2016 SBS 연기대상 MC로 나섰다. 그는 시상식서 패딩점퍼를 입은 성동일에 “PD인 줄 알았다”고 의상 지적을 했고, 공개 열애 중인 아이유에게는 “이준기와 사이가 수상하다”는 등의 발언을 서슴지 않았다. 그뿐만 아니라 우수상 수상 후 감격스러워하는 조정석에게는 공개 열애 중인 가수 거미를 언급할 것을 강요하는 등 무례한 행동으로 시청자들의 원성을 샀다.
비난 여론이 거세지자 이휘재는 자신의 SNS를 통해 “욕심이 과했던 것 같다. 성동일 형님께는 이미 사과의 말씀을 전했다. 아이유 양과 조정석 씨를 비롯해 제 언행으로 불편하셨을 많은 배우분들과 시청자분들께도 사죄의 마음을 전한다”고 사과했다.
하지만 여전히 시청자들의 반응은 차갑기만 하다. 그의 아내 문정원 씨의 SNS에는 악성 댓글이 달리고 있고 출연 중인 방송 프로그램서 하차를 요구하는 등 거센 반응이 이어지고 있다.
앞선 2015년 시상식에서는 방송인 전현무가 도 넘은 언행으로 거센 비난을 받은 바 있다. 자신의 불찰을 인정한 후 2016년 시상식에서 한결 나아진 진행 실력을 보여준 것처럼 이휘재 역시 앞으로의 행보를 조금은 지켜봐 줄 필요가 있다. 문제적 MC에게 가장 필요한 것은 기회다. 문제를 인지하고 사과했으니 달라진 모습을 보여줄 자리가 필요한 것이다. 그가 여론에 떠밀려 사과한 것이 아니라는 것은 기회가 있어야 증명될 수 있다. 이번 논란을 계기로 한층 더 성숙해진 MC 이휘재를 볼 수 있기를 기대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