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슈팅가드 기근에 시달리는 KBL에서 이정현은 올 시즌 화려하게 꽃을 피우고 있다. 올 시즌 25경기 평균 17.4점 2.8리바운드 5.7어시스트를 올리며 커리어 하이를 기록 중이다.
4시즌 연속 두 자릿수 득점을 기록한 이정현은 특히 득점 부문에서는 국내선수 1위, 전체 10위에 이름을 올렸다. 경기당 2.8개의 3점슛을 성공시켜 이 부문도 테리코 화이트(서울 SK·3.0개)에 이어 2위를 기록 중이다.
시즌 전적 18승7패로 단독 2위에 올라있는 인삼공사는 수비보다 공격이 강한 팀이다. 팀 평균 득점은 88.1점으로 서울 삼성(87.7점)을 누르고 1위를 차지했지만, 팀 실점도 82.5점으로 최하위 부산 kt(87.2점)보다 한 계단 위인 9위에 머물러있다.
사이먼과 오세근은 둘 다 영리하게 하이-로우 호흡을 맞춰가고 있다. 김승기 감독도 걱정이 없다. 하지만 고민은 이정현에 대한 수비 분산 해법이다. 김 감독은 “이정현이 절대 부진한 것이 아니다. 상대 수비가 집중되는 것일 뿐”이라고 말했다.
김 감독이 이정현을 살리기 위한 카드로 내세운 것은 벤치 멤버들의 득점이다. 특히 슈터로 충분한 가능성이 있는 전성현과 문성곤, 한희원의 외곽포가 터지기만 오매불망 기다리고 있다. 김 감독은 “이 세 명 중에 한 명만 터져도 된다. 상대 수비가 이정현에게 집중되는 것을 막을 수 있는 방법”이라고 설명했다.
이정현은 올 시즌 이미 팀의 에이스로 자리를 잡았다. 20득점 이상을 올려주면 금상첨화지만, 두 자릿수 득점을 유지하며 결정적인 승부처에서 3점슛 1~2개만 넣어주는 것이 더 이상적이다. 전성현-문성곤-한희원의 활약이 필요한 이유다.
이정현도 상대 수비가 더 강해질 2017년을 대비해 조금 더 성숙해지기로 결심했다. 이정현은 “난 아직 완벽한 선수가 아니다. 그래서 상대의 거친 수비에 쉽게 흥분해 경기를 그르칠 때가 많았다”며 “내가 했던 경기를 더 반성하고 중심을 잡아야 한다. 견제가 심하면 다른 선수에게 패스를 내주고 지혜롭게 풀도록 노력하겠다”고 마음을 다잡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