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오롱그룹 왜소증 봉사 이금자씨 강연… 훈훈한 마음으로 1년 마무리

2016-12-28 11: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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키 1m의 강연자와 눈높이 맞추고자 의자 대신 바닥에 주저앉은 임직원들

코오롱그룹은 28일 선천성 왜소증에도 불구하고 9년째 종이컵을 수거해 장학금을 기부한 이금자 씨 강연으로 연말을 훈훈한 분위기로 마무리했다. 이날 코오롱그룹 임직원들은 눈높이를 맞추고 배려하고자 의자 대신 바닥에 앉아 이 씨의 강연을 경청했다. [사진=코오롱그룹 제공]


아주경제 양성모 기자 = “보시는 것처럼 저는 키 1m의 작은 사람입니다. 하지만 제가 1년 동안 곳곳을 다니며 수거해 모은 종이컵은 5톤이나 됩니다. 버려진 종이컵이 장학금으로 쓰이는 것을 볼 때면 저처럼 작은 사람도 무언가를 나눌 수 있는 사람이란 사실에 마음이 뿌듯해집니다.”

28일 코오롱그룹(회장 이웅열) 과천 본사 강당에선 특별한 강연이 열렸다. 선천성 왜소증으로 키 102cm, 체중 32kg에 불과한 이금자 씨(61)가 자신의 봉사 실천 미담을 코오롱 임직원들에게 전한 것이다.
이 씨는 장애에도 불구, 버려진 종이컵을 수거해 모은 돈으로 9년째 장학금을 기부하며 ‘작은 거인’의 기적을 실천해왔다. 2010년부터 2015년까지 그가 모은 종이컵은 21.1t, 약 633만개에 달한다. 이 씨는 올해 4월 코오롱그룹 오운문화재단이 시상하는 우정선행상 본상을 수상했다.

이날 강연이 특별했던 이유는 이 씨의 감동 스토리뿐만이 아니었다. 강연에 참석한 코오롱 임직원 200여 명은 작은 체구의 이 씨와 눈높이를 맞추기 위해 의자를 치우고 바닥에 앉기를 자처했다.

어려운 처지에도 남을 ‘배려’하며 살아온 이 씨에게 감사하는 마음으로 강연이 진행되는 1시간 동안 ‘배려’로 화답한 것이다. 이날 강연은 코오롱그룹이 매주 수요일 개최하는 ‘성공퍼즐세션’의 올해 마지막 시간이었는데, 임직원이 의자가 아닌 바닥에 앉아 경청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이 씨는 “버려진 종이컵 같던 내가 누군가를 위하는 마음으로 종이컵을 줍기 시작하면서 사람대접을 받게 됐다”며 “앞으로도 나를 사람답게 살게 만들어준 폐종이컵을 더욱 열심히 모아 나보다 더 힘든 사람을 도울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작은 나를 생각해서 오늘 불편하게 바닥에 앉아 얘기를 들어줘 고맙다”는 말도 덧붙였다.

한동진 코오롱인더스트리 주임은 "아픔을 딛고 작은 힘으로 세상을 바꾼 강연자의 이야기에 나 스스로를 돌이켜볼 수 있었다“면서 ”봉사의 의미를 되새기며 내년에는 나도 어려운 이웃과 더 많이 나누겠다고 다짐했다“고 밝혔다.

강연이 끝난 뒤 참석했던 임직원들은 본사 로비에 설치된 '인벤트리(InvenTree, 재고란 뜻의 영어 Inventory와 Christmas Tree의 합성어)'로 이동해 직접 기부에 참여하는 이벤트에도 참가했다.

앞서 코오롱은 연말을 맞아 과천 본사, 인더스트리 구미공장, 평창자연휴게소 등에 폐자재와 재고 의류 등을 활용한 리사이클 트리인 ‘인벤트리’를 설치했다. 임직원들은 트리의 해체 과정에 2000원씩을 기부하고 장식했던 소재들을 작은 선물로 받았다. 이 돈은 내년 초 신학기를 앞둔 저소득층 아동을 위한 학용품 키트 ‘드림팩(Dream pack)’ 제작에 사용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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