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경제 윤세미 기자 = 올해 전 세계 채권 발행액이 저금리에 힘입어 사상 최대치를 경신했다.
파이낸셜타임즈(FT)에 따르면 상반기 채권 랠리 속에서 올해 전 세계적으로 은행을 통한 채권 발행은 6조6200억달러(약 7900조원)를 넘어섰다. 2006년 기록한 연간 최고치를 깨는 기록이다. 정례 입찰을 통한 국채 발행은 집계에 포함되지 않았다.
특히 100억 달러 이상의 대규모 인수합병으로 회사채 발행을 주도했다고 FT는 분석했다. 실제로 올해 10대 채권 발행 중 8번은 회사채 발행이 차지했는데 여기에 이름을 올린 맥주 제조사 안호이저부시인베브, 컴퓨터 제조사 델, 반도체 제조사 MS 모두 올해 대규모 인수합병을 추진한 기업들이었다.
나라별로는 중국과 일본에서 채권 발행액이 작년에 비해 23%, 30%씩 눈에 띄게 증가했다.
그러나 투자자들은 내년에는 저금리 기조가 약화되면서 채권 시장이 올해처럼 호황을 누리지 못할 것으로 보고 있다. 도널드 트럼프 시대를 맞아 감세와 재정 부양책이 추진되면서 금리인상 속도와 물가 상승률이 빨라질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이다.
FT 집계에 따르면 도널드 트럼프의 미국 대선 승리 이후 약 1달 동안 글로벌 채권 시장에서는 2.1조 달러가 증발했다.
핌코의 스콧 마더 CIO는 “자금조달 비용이 사상 최저치까지 낮아지면서 기업들의 레버리지가 늘어났다”며 “경기 순환 과정에서 주기적으로 나타나는 현상이지만 이번에는 저금리로 인해 부채 발행이 급증했다며 향후 부도와 같은 신용사건의 위험이 나타날 수 있다”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