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파원스페셜]중국언론이 꼽은 2016 10대뉴스, 3위가 최순실게이트

2016-12-28 1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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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주경제 베이징특파원 조용성 기자 = 중국의 대표적인 영자신문인 차이나데일리는 2009년부터 매년 그해의 10대기사를 선정해 공개해왔다. 10대기사는 클릭순위와 검색어순위, 독자 온라인투표를 통해 선정된다. 이 매체는 영문매체로 시작했지만 중문판도 운영하고 있다. 중국내에서는 비교적 젊고 개방적이며 국제문제에 익숙한 이들이 주요독자층이다. 게다가 글로벌 대국을 지향하는 중국인들은 국제뉴스에 대한 관심도가 무척 높다. 때문에 국제뉴스가 수위를 차지하는 경우가 많기는 하지만, 올해의 10대기사 3위에 최순실게이트가 선정된 점은 특히 눈길을 끈다. 1위는 도널드 트럼프의 미국 대통령선거 당선이며, 2위는 브렉시트였다. 차이나데일리가 선정한 올해 10대뉴스를 살펴본다.
 

[사진=신화통신]


◆트럼프 미국 대선 승리

10대뉴스의 1위는 도널드 트럼프의 미국 대통령 당선소식이었다. 명실상부 G2국가로 부상한 중국은 내심 미국과 대등한 국력을 지니는 강국으로의 부상을 꿈꾸고 있다. 중국인들은 미국과 경쟁할 위대한 조국을 꿈꾸며 산다. 때문에 미국의 대선뉴스는 올 한해 내내 중국에서는 핫이슈였다. 특히 중국인들은 그동안 중국에 대한 적대적인 발언을 반복했던 힐러리 클린턴 후보에 대한 두려움이 컸다. 내심 트럼프의 당선을 원했던 중국이지만, 실제 11월8일 트럼프가 당선을 확정짓자 당혹스러워하는 눈치다. 트럼프는 ‘하나의 중국’ 원칙을 깨뜨리려는 제스춰를 취하고 있으며, 예상을 깨는 외교행보를 보이고 있다. 내년이면 시진핑(習近平) 주석과 트럼프 당선인간의 기싸움이 치열하게 전개될 것으로 전망된다.

◆브렉시트 가결

2위에는 브렉시트 가결소식이 꼽혔다. 지난 6월23일 영국은 EU탈퇴를 묻는 국민투표를 진행했고, 투표결과는 영국의 EU를 탈퇴 가결이었다. 투표전 많은 이들이 영국의 EU잔류를 점쳤으며, 당시 카메룬 총리 역시 EU잔류 캠페인을 벌였었지만, 민심을 막기에는 역부족이었다. 중국은 브렉시트를 ‘세계의 다변화’ ‘분열주의의 확산’ ‘새로운 글로벌 리더십 필요’ 등으로 해석했다. 또한 브렉시트로 인한 금융충격을 걱정하는 중국인들이 많았지만, 걱정하던 금융충격은 오지 않았다.
 

[사진=신화통신]



◆최순실 게이트와 대통령 탄핵

과거 중국인들은 박근혜 대통령에 열광했다. 비극적인 개인사를 지니고 있는데다 미혼의 여성이고, 중국어를 유창하게 구사하며 중국문화에 대한높은 호감도를 가지고 있는 박 대통령은 그야말로 인기가 높았다. 하지만 지난 7월8일 한미양국이 한반도 사드배치를 결정한 이후 중국인들은 한국을 서서히 ‘적(敵)’의 개념으로 접근하기 시작했다. 박 대통령에 대한 호감도 역시 급전직하했다. 그리고 지난 10월 최순실 게이트가 터져나오자 중국의 언론들은 박근혜 대통령의 위기상황을 앞다퉈 보도했다. 초유의 사태에 대한 각종 해설들이 중국의 인터넷상에 범람했다. 중국인들은 최순실게이트를 ‘구이미먼(閨蜜們, 친한 여자들끼리의 부정부패라는 뜻)’ ‘친신간정(親信干政, 비선국정개입)’ 등의 단어로 이 사태를 설명했다. 박 대통령의 4차례 대국민사과 역시 비중있게 다뤘다. 그리고 중국 매체들은 박 대통령에 대한 탄핵안 가결상황을 실시간으로 보도했다. 그리고 중국은 박 대통령이 내년 3~4월에 대통령직에서 물러날 것이라는 예측보도를 내놓고 있다.

◆남중국해 중재안

지난 7월12일 네덜란드 헤이그 상설중재재판소(PCA)가 남중국해에 대한 중국의 영유권주장이 근거가 없다는 판결을 내자, 중국 대륙 전역이 들끓었다. 계층과 나이, 성별을 가리지 않고 거의 모든 중국인들이 이 판결에 대한 반대와 분노를 표했다. 미국은 “PCA의 판결은 최종적이고 구속적이다”고 평해 불에 기름을 끼얹었다. 판결이 나오던 날 중국은 일견 외교적으로 고립된 듯 보였다. 하지만 중국의 대응 역시 만만치 않았다. 중국측은 “PCA는 남중국해 분쟁을 판단할 자격과 권리가 없으며 중국은 중재안에 결코 참여하지 않을 것”이라는 기존입장을 되풀이했다. 이에 더해 시진핑 주석까지 나서서 “남중국해 도서는 역사적으로 중국의 영토”라며 맞섰다. 이와 동시에 중국은 남중국해에서 벌이고 있는 인공섬 조성작업에 박차를 가했고, 군사시설을 대거 설치했다. PCA의 판결이 나온지 5개월여가 지난 현재, PCA 판결은 언론지상에서 자취를 감추다시피 했다.
 

푸위안후이 인터뷰 장면.[사진=시나웨이보 캡쳐]



◆통통 튀는 올림픽스타들

중국은 8월21일 막을 내린 브라질 리우올림픽에서 금메달 26개, 은매달 18개, 동메달 26개를 획득해 종합순위에서 미국, 영국에 이은 3위를 기록했다. 금메달 수는 2008년 베이징올림픽 51개, 2012년 런던올림픽 38개에 비하면 대폭 감소했다. 하지만 중국의 젊은 선수들이 리우올림픽에서 뿜어낸 에너지와 활력, 자신감, 자유분방함은 대국으로 부상하고 있는 중국을 다시 보게 만들기에 충분했다. 리우올림픽 최고의 스타는 수영에서 동메달을 딴 푸위안후이(傅园慧)였다. 푸위안후이가 인터뷰에서 사용했던 ‘홍황즈리(洪荒之力, 태고의 힘)’라는 단어는 아직도 유행어로 회자되고 있다. 이 밖에도 4개의 금메달을 싹쓸이한 탁구팀, 세번째 올림픽 금메달을 획득한 쑨양(孫楊), 다이빙 시상식에서 공개 프로포즈를 한 친카이(秦凯) 등은 젊고 열정적인 중국을 드러냈다.
 

항저우 G20회의의 주회의장인 아오티센터.[사진=신화통신]



◆항저우 G20회의

제11회 주요20개국지도자회의(G20)가 9월4일부터 5일까지 저장(浙江)성 항저우(杭州)에서 개최됐다. 항저우는 G20개최를 앞두고 대규모 도시정비작업을 벌였으며, G20를 앞두고는 시민들에게 일주일간 단체휴가를 주고는 타지로의 여행을 갈 것을 권유했다. 항저우시민들은 불편해하면서도 국가의 행사에 적극 협조했다. 회의는 ‘혁신, 활력, 연동, 포용의 세계경제’를 주제로 했으며, 1년내내 중국 각지에서 부대회의와 행사가 진행됐다. 박근혜 대통령도 항저우를 방문해 시진핑 국가주석과 정상회담을 진행했다.
 

선저우 11호 유인우주선.[사진=신화통신]



◆선저우 11호 성공발사 우주굴기

중국의 7번째 유인우주선 '선저우(神舟) 11호'가 우주인 2명을 태우고 10월17일 성공적으로 발사됐다. 19일 선저우11호는 중국의 실험용 우주정거장 톈궁(天宮) 2호에 도킹했으며, 우주인 2명은 톈궁으로 옮겨타 우주생활을 시작했다. 두 우주인은 이 곳에서 한 달여의 생활을 한 후 11월 17일 선저우 11호로 옮겨탄 후 지구복귀를 준비했다. 그리고 선저우11호 귀환모듈은 11월18일 오후 2시7분(현지시간) 네이멍구(內蒙古)자치구 쓰즈왕치(四子王旗) 착륙장에 도착했다. 두 중국인은 오랜 우주에서의 체류에도 불구하고 건강상태가 양호했다. 이들이 우주에서 보낸 30일은 중국 우주인의 최장 우주체류 기록이다. 선저우 11호에서 보낸 기간까지 합치면 총 33일 동안 우주에 머물었다. 두 우주인의 모습에 중국인들은 굴기하는 자국의 모습에 감개무량해했다.

◆왕훙 경제

인터넷방송 스타를 중국인들은 ‘왕훙(網紅)’이라고 한다. 왕훙은 소셜미디어 상에서 거대한 인기를 누리며 엄청난 부를 거머쥐며 올 한해를 휩쓸었다. 인기가 없는 왕훙은 한달에 3000~4000위안(약 50~65만원)밖에 벌지 못하지만, 인기 왕훙이 되면 10만위안도 벌 수 있다는 점에서 젊은 층의 왕훙도전기가 붐을 이루었다. 왕훙지망생들은 YY, 잉커(映客), 화자오(花椒) 등 온라인 생방송 플랫폼과 계약을 맺고 방송을 송출한다. 플랫폼에서는 수익을 일정 비율로 나눠 왕훙에게 지급하는데, 중간에 매니지먼트사가 있는 경우는 일부를 다시 공제한 뒤 해당 왕훙에게 지급하게 된다. 온라인쇼핑 등 비즈니스 측면에서 왕훙은 새로운 마케팅 수단으로 떠올랐다. 현재 중국 왕훙시장 규모는 1040억위안(약 18조원)에 달하는 것으로 추정된다. 올 한해 중국인들은 '왕훙 성공기'에 열광했다.

◆인테넷 라이브 방송

잠을 자고, 밥을 먹고, 화장하고, 게임하고, 쇼핑하고, 운동하고, 여행하고, 심지어는 그냥 가만히 멍을 때리고 있는 장면도 실시간 영상으로 내보내며 네티즌과 소통하는 것은 중국에서 무척 흔하게 볼 수 있는 일상이 됐다. 올해는 인터넷 생방송(왕뤄즈보, 直播)의 해였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중국에선 관련 플랫폼만 200개가 넘고, 시청자 수는 3억명에 육박한다. 최고 동시 접속자 수는 400만명 수준. 업계에 따르면 이미 약 150억위안(약 2조5500억원) 규모의 시장이 형성됐다고 한다. 관련 투자도 무척 활발하다. 인터넷 생방송 플랫폼 중 90% 이상이 기관투자자의 투자금을 유치했다.
 

베이징탄.

◆베이징탄

올해 중국에서는 ‘베이징탄(北京瘫)’이라는 신조어가 유행했다. 의자에 폐인처럼 널브러져 있는 자세를 뜻한다. 이 말은 베이징 출신 가수 다장웨이(大張偉)가 한 TV 프로그램에 출연해 “베이징 사람들이 앉는 자세는 의자에서 주르륵 미끄러질 것처럼 유독 이상한 자세다”고 말한 데서 유래한다. 베이징 출신 유명 영화배우인 ‘거유(葛优)’의 ‘짤방’이 대표적이다.

한편 2015년 10대뉴스에는 두 아이정책, 일대일로, IS, 시진핑 마잉주 회담, AIIB, 열병식블루, 인터넷플러스, 휴가철 바가지요금, 스모그, 신창타이 등이 선정됐으며, 2014년 10대 뉴스로는 APEC블루, 에볼라 바이러스, 말레시아항공 여객기 실종사건, 퍼스트레이디 펑리위안 효과, 신창타이, 일대일로, 시진핑 메뉴, 의법치국, APEC 비전, 알리바바 상장 등이 꼽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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