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8년 역사교과서 국·검정 혼용은 꼼수"

2016-12-27 11: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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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기 정부 철회 가능성도

아주경제 이한선 기자 = 교육부가 역사교과서 국정화를 유예하고 2018년 국검정 혼용으로 운용하기로 결정하면서 꼼수라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당초 교육부는 지난 23일까지 공개한 현장검토본에 대한 의견수렴 과정을 거쳐 내년 1월 최종본을 완성해 내년 3월 현장에 적용한다는 계획이었다.

교육부의 유예 발표에 따라 1년간 다시 수정 작업을 거쳐 2018년 학교 현장에 이번에 개발한 국정 역사교과서가 검정교과서와 함께 적용되게 된다.

교육부는 관련 규정 개정을 통해 2018년 국검정 혼용을 할 수 있도록 하겠다는 방침으로 이번에 개발한 국정 역사교과서가 2018년 현장에서 활용될 수 있도록 할 예정이다.

이같은 혼용 자체가 꼼수라는 지적이다.

지난해말부터 개발한 국정 교과서와 이제 개발에 들어가야 하는 검정 교과서가 출발시기부터 다른 점에서 차별이 생겼다는 것이다.

기존 출판사들은 수정된 2015 개정 교육과정에 맞게 2018년용 검정교과서를 개발해야 하는 가운데 심의만 6개월이 걸려 집필에 단지 6개월의 시간이 주어질 뿐이어서 이 역시 무리라는 지적이 나온다.

특히 교육과정이 바뀌면서 체계 자체가 달라져 집필에 시간이 걸릴 수밖에 없다는 지적이다.

검정교과서 개발이 1년 6개월전부터 이뤄져야 하는 가운데 교육부가 이를 1년 전으로 단축하겠다고 하지만 무리가 있다는 것이다.

김태웅 서울대 역사교육과 교수는 “가장 큰 문제는 2015 개정 교육과정에 따른 2018년 새 검정교과서가 아직 개발되고 있지 않다는 것”이라며 “집필 1년에 심의 1년이 걸리는 새 검정교과서 개발을 위해 2년은 줘야 되는데 시간이 부족하고 출판사가 개발하는 데 무리가 있다”고 말했다.

김 교수는 "새 검정교과서 개발에 1년이라는 시간은 촉박하다"며 "물리적으로 쉽지 않은 시간이라 2019년으로 역사교과서에 새 교육과정을 적용하는 시기를 연기하는 방안을 검토할 필요가 있다"고 덧붙였다.

2018년에 이번에 개발한 역사교과서가 과연 그대로 적용될 수 있겠느냐는 관측이 나오는 것은 차기 정부에서 이같은 일정이 예정대로 진행되기는 어려울 것이라는 견해가 나오고 있기 때문이다.

역사교과서 국정화 자체에 무리가 있었다는 지적이 높고 국정농단 사태와 맞물리면서 교과서가 국회 탄핵이 의결된 박근혜 대통령의 부친 정권 시기를 미화하기 위해 추진했다는 비판적인 시각이 크다.

국정농단 사태에 대한 국민적인 분노가 거센 가운데 들어서는 차기 정부가 역사교과서 국정화 정책을 그대로 놔두기 어렵지 않겠느냐는 전망이 제기된다.

이번에 개발한 교과서에 문제가 있다는 지적도 커 이에 따른 비판이 커질 것으로 예상된다.

이번 개발 교과서를 비판하는 측에서는 중립을 지키기 위해 역사적인 사실에 대한 의미를 소개하기보다는 단순나열이 많고 그러다보니 분량이 줄었다고는 하지만 학습량이 많아 교과서의 역할에 충실한 지 의문이라는 지적이 나오고 있는 실정이다.

국검정 혼용의 경우 정부가 대학수학능력시험을 출제하는 체제에서 국정교과서가 채택 경쟁에서 유리해 검정교과서가 불리할 수밖에 없다는 지적도 있다.

교육부가 2018년 역사교과서 국검정 혼용을 결정한 가운데 실제 적용 문제는 차기 정부에서 결정될 전망이지만 이 문제를 놓고 한동안 진보와 보수 진영의 갈등은 지속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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