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문가기고] 스타일 전략의 변화가 필요하다

2016-12-27 14: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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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증권 투자컨설팅센터
글로벌자산전략 오온수


금융위기 이후 저금리 기조가 장기화되면서 절세 및 일드(Yield) 상품에 대한 수요가 높아졌다. 이러한 흐름은 2016년이라고 예외는 아니었다. 사모 부동산 펀드가 절찬리에 판매되었고, 중위험∙중수익 상품이 인기를 모았다. 스타일별로는 성장형보다는 배당형, 액티브보다는 인덱스펀드의 성과가 양호했다. 해외펀드에서는 에너지 가격 상승에 따라 원자재, 신흥국펀드가 우수한 성과를 보였다.
그렇지만 필자는 2017년 스타일 전략에 있어서 다른 접근 방법이 필요하다고 판단한다. 그 이유는 첫째, 지난 몇 년 동안 지속된 저금리 기조가 퇴조할 조짐을 보이고 있기 때문이다. 이미 실세 금리는 바닥을 다지며 강하게 반등하고 있다. 10년물 국채금리는 어느덧 2.4%를 넘어서고 있다. 미국의 기대 인플레이션도 완만한 상승세를 이어가고 있다.

이러한 금리 반등의 이유는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 당선자의 인프라 투자 공약에 기인한 측면이 크다. 물가도 들썩이기 시작했다. 국제유가 하락에 따른 기저효과가 나타나며 내년 상반기 물가를 자극할 가능성이 높다. 여기에 중국의 구조조정 효과가 본격적으로 나타나며 생산자물가지수(PPI)가 55개월 만에 플러스로 돌아섰다. 이로써 중국의 인플레 수출 가능성은 한층 높아지게 되었다. 재닛 옐런 미 연준 의장뿐 아니라 연준위원들의 매파적인 발언이 나오며, 2017년 점도표는 상향 조정됐다.

결과적으로 금리 상승은 디플레이션 환경이 종료되고, 인플레이션 시대로의 복귀를 의미한다. 이러한 인플레 환경은 궁극적으로 저금리 시대의 종식을 의미한다는 점에서 시사하는 바가 크다고 할 수 있겠다.

다음으로는 국내 기업들의 높아진 실적 기대감이다. 지금처럼 어려운 시기에 실적 성장을 이야기하는 것은 어불성설일 것이다. 실제로 지난 3분기에는 삼성전자의 갤럭시 노트7 생산이 중단되었고, 현대차 파업이 이어지면서 어닝시즌 초반 불안한 흐름을 보이기도 했다. 최근에는 대통령 탄핵 이슈가 불거지면서 한치 앞을 내다보기 힘든 상황이 지속되고 있다.

그렇지만 이번 3분기 실적은 통신, 금융 업종 등이 선방하면서 결과적으로 나쁘지 않았다. 구조조정이 진행중인 조선사들은 올해 들어 흑자 전환에 성공했다. 수주 모멘텀이 약화되었지만, 비용절감을 통해 최악은 벗어나고 있는 상황이다.

그 결과 3분기 실적까지를 반영한 연간 실적을 추정해보면 2016년 영업이익과 순이익은 전년대비 각각 18.3%, 25.7% 증가한 150.8조원, 113.7조원이 예상된다. 애널리스트의 낙관적 편향으로 발생하는 추정치와 실제치와의 괴리율을 보수적으로 감안하더라도 2017년 영업이익은 2015년 수준을 크게 벗어나진 않을 것으로 보인다.

마지막으로 밸류에이션 매력도 높아지고 있다. 코스피의 12개월 선행 주가수익비율(PER)은 9.58배 수준이다. 2016년 3월 기록했던 11.1배와 비교해보면 상승 여력은 남아 있다. 여기에 자기자본이익률(ROE)은 2015년 7.65%에서 2016년 9.14%로 높아질 것으로 예상된다. 17년에도 9.49%가 예상되어 멀티플 확장이 가능해 보인다.

다른 신흥국과 비교하더라도 코스피의 주가수익비율(PER)은 매력적이다. 필리핀(18.3배), 인도(17.7배), 인도네시아(16.9배), 말레이시아(16.0배), 브라질(12.6배) 등 많은 신흥국이 우리보다 높다. 금융위기 이후 양적완화 영향으로 선진국 증시가 밸류에이션 상단에서 거래되고 있고, 앞서 살펴본 것처럼 신흥국들도 밸류에이션이 높아져 있는 점을 감안한다면 한국 증시의 가격적인 매력이 상대적으로 부각될 수 있다.

결론적으로 2017년에는 투자 스타일의 변화가 필요하다는 판단이다. 투자자 입장에서는 그 동안 익숙해진 박스피(일정한 폭 안에서만 지속적으로 주가가 오르내리는 코스피)에서 의도적으로 멀어지는 연습이 필요해 보인다. 앞서 살펴본 것처럼 디플레 환경이 인플레 환경으로 바뀌는 상황에서 저금리 기조는 서서히 퇴조할 것으로 예상된다는 점, 중기적 방향성에서 국내 기업들의 실적 정상화 기대감이 높아지고 있는 점, 국내 증시의 상대적인 밸류에이션 매력이 개선된 점에 주목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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