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재현장] 패션업계, 한 우물에서 벗어날 때

2016-12-27 14: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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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김온유 기자]

아주경제 김온유 기자 = 소비 심리가 기근이다. 물이 말라버리니 우물에서 떠올릴 실적도 부족하다. 패션업계가 봉착한 '한 우물'의 문제다.

최근 아웃도어 브랜드가 스포츠 브랜드나 골프 의류 등으로 우물을 넓게 파고 있지만 패션은 패션이다. 경기 침체와 최순실 국정 농단 사태까지 겹치며 소비 심리가 크게 꺾여버린 상황에서 별다른 효과를 보지 못하고 있다.

연이어 최고 기록을 경신하는 가계부채와 국정 기관이 내놓는 암울한 경제 전망을 볼 때 당분간 '패션'만으로 업체 생계를 유지하기란 쉽지 않을 것 같다. 

게다가 짧은 기간 내 여러 브랜드에서 스포츠와 골프 등 비슷한 영역으로 규모 확대를 꾀하고 있어 기업 간 경쟁만 치열해져버렸다.

이 같은 상황에 처하자 아예 새로운 우물을 파는 업체가 속속 등장하고 있다.

여성복 지센 등을 전개하는 '위비스'는 지난해부터 덴마크의 라이프스타일 용품점 '플라잉 타이커 코펜하겐'을 선보이고 있다. 서울 명동에 위치한 영플라자 1층에 매장을 열면서 국내 소비자 뿐 아니라 중국 관광객들에게도 좋은 반응을 얻었다.

이후 현대백화점 판교점과 잠실 제2롯데월드몰, 신사동 가로수길 가두매장 등 4개 매장으로 점포를 늘리며 성공적으로 시장에 안착했다.

잡화 브랜드 '메트로시티'는 신세계 스타필드 하남점과 롯데월드몰 매장 내에 '미미미'라는 카페 공간을 꾸렸다.

미미미는 정원 콘셉트 인테리어로, 음료와 케이크 등 다양한 디저트를 판매한다. 편히 쉴 수 있는 카페라는 특징을 이용해 소비자와의 접점을 늘리고자 유도했다.

패션그룹형지는 프랑스 디자이너 브랜드인 '까스텔바쟉'을 인수한 뒤 다양한 분야로의 진출을 선언한 바 있다. 특히 이달 초에는 내년 상반기 홈리빙 브랜드인 '까스텔바쟉 홈'의 정식 론칭을 앞두고 '2016 홈·테이블데코 페어'에 일부 제품을 공개했다.

사실 유통업계에서 새로운 우물을 만드는 것은 흔한 일이다. 식품 업계가 화장품에 진출하기도 하고, 화장품 업계는 건강기능 식품을 내놓기도 한다.

그럼에도 패션 업계는 새로운 우물 파기에 유독 보수적인 태도를 보여왔다. 언제까지고 말랐던 물이 다시 차오르길 기다릴 수는 없는 노릇이다. 도박과 도전을 헷갈려서는 안 된다. 도전 없이는 진전도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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