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경제 김근정 기자 = 2016년도 이제 얼마 남지 않았다. 글로벌 경기 회복세는 미약한데 변수가 속출하는 다사다난한 해였다. 브렉시트(영국의 EU 탈퇴), 이탈리아 개헌 국민투표 부결, 도널드 트럼프의 미국 대통령 당선, 지정학적 갈등 심화 등 각종 변수에 글로벌 금융시장은 요동쳤다. 중국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도 높다.
하지만 중국은 2016년 요동치는 글로벌 시장의 파도 속에서도 '온중구진(穩中求進·안정 속 전진)' 하며 양호한 성과를 얻었다고 자찬하는 분위기다. 중국 공산당 기관지 인민일보는 이러한 평가와 함께 2016년 중국 경제를 '숫자'를 통해 요약·정리했다.
올해 중국 국내총생산(GDP) 증가율 예상치는 6.7%다. 이는 지난해 6.9%와 비교해 소폭 둔화된 수준이지만 올 초 제시한 목표치인 6.5~7.0% 구간에 부합하는 수치다. 과거와 비해 줄었을 뿐 중국의 성장률은 여전히 세게 평균 수준을 크게 웃도는 높은 수치라는 자체적 평가도 나온다. 미국의 올해 성장률은 약 1.5%, 일본 0.6%, 유로존 1.5% 수준으로 예상된다.
후안강(胡鞍鋼) 칭화대학 국제정세연구원 원장은 "중국 경제총량이 이미 10조 달러를 넘어서 6.5% 성장해 늘어나는 GDP가 2010년 10% 이상 성장률을 기록했을 때와 맞먹는다"며 "이를 고려하면 2016년 글로벌 경기 부진 속에서 중국은 훌륭한 성적을 거뒀다고 볼 수 있다"고 평가했다.
◇ 52.8%
제조업 대국으로 1차 산업에 집중됐던 중국 경제구조도 달라지고 있다. 올 1~3분기 중국 3차산업의 GDP 대비 비중은 52.8%로 2차산업을 13.3%포인트나 웃돌았다. 이는 지난해 동기간과 비교해도 1.6%포인트 늘어난 수준이다. 서비스업의 경제성장 기여도는 58.5%로 2차산업과 지난해 같은 기간을 각각 21.1%포인트, 3.4%포인트씩 웃돌았다. 서비스업이 중국 경제의 안정적 성장을 지탱하는 핵심 동력으로 자리잡은 것이다.
◇ 71%
소비가 중국 경제를 이끌기 시작했다. 투자, 수출 확대로 고속성장을 이뤄왔던 중국 경제체질이 눈에 띄게 바뀌고 있다. 올 1~3분기 소비의 경제성장 기여도는 무려 71%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무려 13.3%포인트가 늘었다. 자오핑(趙萍) 중국 무역발전회 연구소 연구원은 "투자와 수출의 성장 기여도가 낮아지는 상황에서 '소비'가 새로운 안정장치로 부상했다"면서 " '공급 측 개혁' 추진과 함께 13차 5개년 기간 소비 시장이 한층 확대되고 경제 기여도도 계속 늘어날 것"으로 내다봤다.
◇ '삼거일강일보' 5대 임무 추진
올해 중국 경제의 화두는 '공급 측 개혁'이었다. 공급과잉·부동산 재고·기업의 높은 레버리지를 해소, 비용은 낮추고 부족한 부분은 채워 효율적인 공급을 이루겠다는 '삼거일강일보(三去一降一補)'가 시작돼 상당한 성과를 거뒀다는 평가다. 철강, 석탄 생산량 감축 목표치인 4500만t, 2억5000만t을 조기 달성했고 지난 3월부터 11월까지 9개월 연속 상품방(매매가능한 모든 건축물) 재고면적이 감소했다. 10월 말 기준 공업기업 자산부채비율도 전년 동기대비 0.7%포인트 줄어든 56.1%로 집계됐다.
◇ 5000억 위안
최근 중국 제조업 기업의 높은 세금 부담이 논란이 되고 있지만 올해 당국의 감세정책으로 세금 부담이 다소 경감된 것은 큰 성과라는 평가다. 인민일보에 따르면 올해 당국이 중복여지가 있는 기업 영업세를 부가가치세로 전환하면서 총 5000억 위안의 세금 부담이 줄어들 것으로 추정된다. 지난 1~10월까지 줄어든 세금은 3717억 위안이다.
지난 16일 막을 내린 중앙경제공작회의는 물론 리커창(李克强) 총리 등 최고 지도부가 기업비용 부담을 낮추는 것을 주요 과제로 거듭 언급했고 최근 관영언론, 경제전문가 등이 "제조업을 미국에 빼앗길 수 없다"며 트럼프 당선인의 대대적 감세정책에 대한 대응이 절실함을 강조한 만큼 감세규모와 범위가 한층 확대될 가능성도 큰 상태다.
◇ 3000개
어지러울 정도의 급등락을 겪으면서 끊임없는 정비로 펀더멘털 다지기에 공을 들여온 중국 A주가 '상장사 3000개' 시대를 열었다. 이달 초, 중국 A주 시장은 개장 26년 만에 처음으로 상장사 3000개를 돌파했다. 가파른 상승세와 급락, 시장 개혁·개방 추진과 이에 따른 부작용 등 많은 시련을 겪었지만 전반적으로는 빠르게 성장하고 몸집을 키우며 활력 넘치는 모습을 보여왔다는 평가다. 선전, 홍콩거래소간 교차거래를 허용하는 선강퉁이 최근 실시되며 해외 일반투자자의 중국 A주 진입 문턱을 낮춘 것도 긍정적이라는 평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