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경제 배인선 기자 =올 들어 중국 대륙에 엄습한 최악의 스모그에 수도 베이징(北京)이 마비된 모습이다.
베이징청년보에 따르면 지난 16일 오후부터 닷새째 이어지고 있는 스모그로 20일 베이징 서우두 국제공항에서는 항공편 결항 지연이 속출했다. 20일 서우두 공항 가시거리가 200m 이내로 줄면서 이날 저녁 7시까지 예정된 1821대 항공편 중 383대가 결항됐다. 200편이 넘는 여객기는 출발이 지연됐다.
고속도로가 폐쇄되고 자동차 짝홀제가 시행되면서 베이징을 비롯한 중국 북부 지역에서는 택배 대란도 발생했다.
이날 중국 최대 온라인쇼핑몰을 운영하는 알리바바그룹 물류회사인 차이냐오는 스모그 영향으로 배달이 지연된 택배 물량이 4000만에서 5000만건에 달한다며, 예정일보다 평균 0.5일에서 1일 정도 배달이 지연될 것이라고 공식 발표했다.
이 밖에 베이징 지역 내 700개 공장은 가동이 잠정 중단됐으며, 초·중·고나 유치원에서는 스모그로 탄력수업제를 시행하고 있다. 한때 인터넷에서는 '이번 스모그로 감염성 세균이 확산되고 있다며 12세 이하 아동에게 고열 등 증상이 나타날 수 있다'는 소문이 대량으로 퍼지면서 시민들이 혼란에 빠졌다.
지난 16일 오후부터 21일까지 엿새째 이어진 스모그로 베이징을 비롯한 일부 지역엔 스모그 경보 단계 중 가장 높은 적색경보가 발령돼 있다. 홍콩 명보는 올 들어 최대 면적의 최악의 스모그로 중국 인구의 3분의 1 가량인 4억6000만명이 스모그 영향을 받았다고 전했다.
이에 베이징 등 수도권 시민들이 숨막히는 스모그를 피해 중국 남부나 공기 청정지역으로 탈출하는 ‘비마이(避霾·먼지를 피하다) 행렬’도 이어졌다. 특히 공기가 좋기로 유명한 하이난성의 싼야, 푸젠성 샤먼, 윈난성 리장 등이 인기 있는 비마이 여행지로 알려졌다.
중국은 스모그 현상이 본격화한 2013년부터 대기오염 예방에 총력을 기울여왔지만 효과는 미미한 편이다.
중앙정부는 2013년 50억 위안 규모의 대기오염예방자금을 마련했으며, 현재 자금 규모는 지난해 106억 위안까지 두 배로 늘렸다. 스모그로 몸살을 앓는 수도 베이징의 경우 오는 2017년까지 7600억 위안(약 130조7000억원)을 대기오염 예방에 쏟아붓기로 한 상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