팡쿤 중국 외교부 참사관 "한류 지지 정책 채택 부담스럽다…사드 문제 해결이 우선"

아주경제·외교부 공동취재단 강정숙 기자 = "사드 문제가 해결되지 못하면 우리 입장에서 한류를 지지하는 정책을 채택하기가 부담스럽다."
 

[사진= 강정숙 기자·외교부 공동취재단 ]

팡쿤(方坤) 중국 외교부 아주국 참사관은 최근 중국내에서 불고 있는 '한한령'(限韓令·한국 연예인 출연을 제한)과 관련 한국내 비판 여론이 일고 있는 것에 대해 "일단 사드(THAAD·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 문제를 해결하는 것이 필요하다"며 이같이 밝혔다.

팡쿤 참사관은 20일 베이징 중국 외교부 청사에서 열린 한국 외교부 취재단과의 인터뷰에서 "중국 정부는 한한령을 내린 바 없다"면서도 "사드 문제가 해결되지 못하면 우리 입장에서 한류를 지지하는 정책을 채택하기가 부담스럽다"고 말했다.

팡 참사관의 이같은 발언은 한한령이 없다는 기존 입장을 재확인하면서도 결과적으로 사드 배치가 한중간 한류를 포함한 인문 교류에 악영향을 줄 수밖에 없다는 입장을 피력한 것으로 풀이된다. 사실상 사드와 한한령의 직접적 연관성을 인정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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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외교부 내 한반도 전문가이자 친(親)한국 성향을 갖은 것으로 알려진 팡 참사관은 중국내 불고 있는 혐한(嫌韓) 여론에 대해서도 깊은 우려를 표했다.

그는 한국내 대중 여론 악화에 대해 "누가 먼저 상대방 국민을 불쾌하게 했는지 생각해야한다"며 "(사드로) 중국 국민의 감정이 먼저 상했다. 인터넷을 보면 혐한 감정이 계속 커지고 있다"고 반박했다.

팡 참사관은 "작년만 해도 중한관계가 아주 좋았지만 현재 사드 문제로 이렇게 변한데 마음이 무척 아프다"며 "사실 양국은 △정치적 믿음 △경제적 협력 △인문 교류를 중한 관계의 삼두마차로 삼고 있을 정도로 중국정부도 양국간 인문교류를 지지해 왔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그는 "인문교류의 가장 중요한 기초는 민심"이라며 "한국 내에선 중국의 조치 때문에 한국 국민이 불쾌하다지만 중국 인민(국민)의 감정을 생각해 봤는지, 누가 상대방의 국민을 먼저 불쾌하게 했는지 생각해 봐야한다"고 꼬집었다.

그는 이어 "정부 명령으로 (한류가) 안 된다는 것이 아니라 사드 문제로 국민 감정이 생겨서 영향을 준다는 것"이라면서 "외교관으로서 우리의 가장 큰 책임은 양국 국민간 우호적 감정을 회복하고 문제를 잘 해결하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팡쿤 참사관은 "미국 측에도 계속 사드 문제를 제기하고 있지만, 미국에 사드를 배치하지 말라고 하는 것은 호랑이에게 가죽을 빌려달라는 것과 같다"며 "하지만 한국은 중국에 호의적이고 전략적으로도 나쁘게 할 필요가 없지 않나. 그래서 계속 부탁하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팡쿤 참사관은 1997년 외교부에 입부해 1999~2003년에는 주한 중국대사관에서 근무했다. 그는 북한에서도 근무한 경험이 있는 중국내 한반도 전문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