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기 대응 시나리오'만든 현대·기아차, 미국과 중국 변화에 '촉각'

2016-12-20 14: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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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5~20일까지 나흘동안 지역별 실적과 주요 현안 점검

-내년 생산·판매 전략 집중 논의

-신흥시장 경기 침체 등 위기 대응 시나리오 수립

현대차 양재동 사옥[사진=현대차]


아주경제 윤태구 기자 =현대자동차와 기아자동차가 하반기 해외법인장 회의를 통해 글로벌 시장 위기 대응 시나리오를 만들고 내년 생산·판매 전략을 재정비했다. 우선 현대·기아차는 SUV 라인업을 확대하고 신규 시장을 개척, 판매 최우선 지원 체제를 구축한다는 계획이다.

20일 현대·기아차에 따르면 지난 15일부터 이날까지 주말을 제외하고 4일간 서울 양재동 본사에서 현대차와 기아차 법인장 50명은 '해외 법인장 회의'를 열고 지역별 실적과 주요 현안을 점검하고 내년 생산·판매 전략을 집중적으로 논의했다. 특히 마지막날인 20일에는 정의선 현대차 부회장과 이형근 기아차 부회장 등 양사 부회장 주재하에 종합회의를 열고 법인장 회의 기간 동안 논의한 내용을 토대로 내년 각 시장 사업계획을 구체화했다.
◆ '자율성' 높이고 '책임' 강화하고

올해 해외 법인장 회의의 특징은 자율성이다. 최근 정몽구 현대차그룹 회장은 "임직원 모두가 책임감을 갖고 각 부문이 자율적으로 업무를 추진하는 조직 문화를 구축하라"며 자율성을 강조한 바 있다. 이에 이번 회의는 그 어느때보다 자유롭고 활발한 '브레인스토밍' 형태로 의견이 교환됐다.

현대차그룹 관계자는 "세계 자동차 시장 환경이 급변하고 있는 상황에서 다양한 경험을 가진 해외법인장들이 자율적인 토론으로 더 다양한 아이디어를 얻을 수 있게 하기 위함이었다"고 말했다.

법인장들은 회의를 통해 양사 각각 지역별 점검은 물론 해외영업본부장 간담회, 경영환경 설명회, 최고경영자(CEO) 주관 회의 등을 진행하며 각 지역의 세세한 상황부터 큰 틀의 글로벌 전략까지 심도 깊게 논의했다. 또한 남양연구소를 방문해 각 사 출시 예정 신차뿐 아니라 개발중인 전략차 개발 현황도 직접 살펴보고 연구소 부문과의 워크숍도 진행했다.

이를 기반으로 한 현대·기아차의 '2017년 판매전략'은 △SUV 라인업 확대 △판매 최우선 지원체제 구축 △신규 시장 개척 △승용 모델 경쟁력 향상 △품질 및 고객서비스 강화다.

내년 글로벌 자동차 시장은 주요 자동차 시장의 성장세가 크게 둔화되면서 금융위기 이후 가장 낮은 1%대 성장에 그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현대차그룹 글로벌경영연구소에 따르면 올해 자동차 수요는 지난해 보다 3.6% 증가한 8902만대다. 하지만 구매세 인하로 인해 15.5% 증가한 중국을 제외하면 마이너스 성장(-0.2%)을 한 것이다. 더욱이 내년은 성장 주도 시장 부재로 올해보다 1.8% 증가한 9068만대를 판매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 '위기 대응 시나리오' 보니

현대·기아차는 내년 'SUV'에 집중한다는 방침이다. 인도, 러시아 등 신흥시장에는 '크레타'로, 중국은 'ix25'와 'KX3'를 전략 차종으로 내세운다. 특히 중국시장에는 중국형 쏘렌토와 가격경쟁력을 높인 준중형 SUV로 승부수를 띄울 계획이다.

승용 모델 경쟁력도 높인다. 현대차는 쏘나타 상품성개선모델(페이스리프트)을 한국, 미국 등 시장에 내년 상반기에 선보일 예정이다. 유럽에서는 내년 'i30'를 본격 판매한다. 기아차는 신형 모닝과 프라이드를 선보인다. 또한 기아차는 프리미엄 스포츠세단 콘셉트의 'CK' 신차 출시와 'K7'을 미국시장에 본격 판매할 계획이다.

제네시스 브랜드에서는 중형 프리미엄 세단인 'G70'를 내년 하반기 글로벌 출시한다. 미국에서는 G80 상품성 개선 모델(국내 現 G80과 동일 모델)을 투입해 프리미엄 시장 판매 기반을 다진다는 방침이다.

친환경차에서는 그랜저 하이브리드(HEV), 아이오닉 플러그인하이브리드(PHEV), 니로 PHEV를 새롭게 선보인다.

잠재시장 개척에도 나선다. 성장시장인 아세안 지역에서의 판매를 강화하고 멕시코, 중국 창저우 등 신규 공장의 안정화를 통해 중남미와 중국 지방 지역을 본격 공략할 계획이다. 특히 내년 완공되는 충칭공장産 중국 전략 모델로 중국 내륙에서의 판매를 확대할 계획이다.

해외 법인장들은 주요 시장의 수요 감소와 정체 속에서도 인도와 아세안 시장은 각각 6.2%, 7.6% 성장할 것으로 내다봤다.

내년 현대·기아차는 체코에 'i30', 멕시코에 신형 프라이드, 브라질에 크레타를 투입할 예정이다. 중국에는 신형 '위에둥', 중국형 쏘렌토와 중국시장용 전략 신차들을 대거 투입할 예정이다.

판매지원체제는 판매 현장 요청사항을 차량개발에 적극 반영하는 방향으로 바꾼다. 전 부문이 판매 활동 적극 지원하는 '판매 최우선 지원 체계'를 구축하는 것이다.

이밖에 미래 자동차 핵심 기술을 개발하고 브랜드 이미지를 강화해 지속 성장 기반을 다질 방침이다.

이번 회의 기간 동안 해외 법인장 전원은 경기도 현대차 남양연구소를 방문해 출시 예정인 신차와 전략차종 개발 현황을 보고 연구원들과 워크숍을 가졌다. 이 자리에서 신형 B급 SUV 유럽 론칭 전략, 친환경차 소비자 체험 확대 방안, 아세안 판매 활성화 방안 등 세부 계획을 공유했다. 특히 최근 들어 수요 증가세인 SUV 신차 출시 및 공급 확대 방안을 협의했다.

◆ '미국과 중국' 각 시나리오별 판매 전략

특히 양사 북중미지역 법인장들은 내년 미국의 수요 하락 대응방안에 대해 적극 논의했다. 미국시장은 내년 기준금리 인상에 따른 할부시장 위축 및 소비심리 악화 등으로 인해 시장이 0.1% 축소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이외에 북미자유무역협정(NAFTA) 재협상시 영향에 대해 다각도로 의견을 교환했다.

'경영환경 설명회'에서는 중국시장이 화두였다. 세계 최대 시장인 만큼 중국 정부의 정책 변화가 중국은 물론 전 세계 수요 증가율에도 영향을 미치기 때문이다. 올해 중국은 구매세 인하 정책(10% → 5%)으로 인해 두자릿수나 수요가 증가하며 글로벌 자동차 시장을 이끌었다. 중국지역 법인장들은 구매세 인하 폭이 축소(10% → 7.5%)되는 것에 주목했다.

아직 중국 정부안이 확정되진 않았지만 판매 환경 악화에 대비하기 위한 방안에 대해 글로벌경영연구소는 물론 타 지역 법인장들과 토의를 활발히 진행했다.

환율과 유가도 뜨거운 토의 주제였다. 법인장들은 미국 대선 이후 각 지역의 환율 추이에 촉각을 곤두세웠다. 현대·기아차는 글로벌 경영 체제를 구축하고 있는 만큼 엔화·유로화·러시아 루블 등 각 지역 환율의 세세한 변화 추이까지 확인하며 내년 전략을 가다듬었다. 또 중동과 러시아 부문은 유가 상승 여부에 큰 관심을 기울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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