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경제 윤세미 기자 = 시장 전문가들이 금융주 황금시대를 전망하고 있다. 미국의 경제개선, 규제완화, 금리인상 등 여러 상황이 금융주를 뒷받침하고 있다는 설명이다.
지난 금융위기 당시 놀라운 성공스토리를 썼던 스티븐 아이스먼 전략가는 CNBC에 트럼프 시대에 금융업에 대한 규제가 분명히 완화될 것이라며 금융주에 최대한의 매수포지션을 취하고 있다고 말했다. 아이스먼은 2008년 서브프라임 모기지 사태를 예견하여 공매도를 통해 어마어마한 이익을 얻었고 그의 이야기는 2015년 영화 ‘빅쇼트’로 제작되기도 했다.
BMO 캐피탈 마켓츠의 브라이언 벨스키 수석 전략가 역시 "경제가 회복하면서 금융주는 대출 증가에 큰 역할을 맡을 것”이라며 "S&P500 금융업종이 앞으로 30% 이상 추가 상승할 여력이 남아있다"고 말했다.
최근 금융주는 트럼프 당선 이후 규제 완화에 대한 기대감 속에서 급등세를 보였다. 골드만삭스 주가는 11월 8일 이후 31% 치솟으며 다우지수 종목 중 최고의 수익률을 자랑하고 있다. S&P500 금융업 지수는 11개 업종 중 에너지를 제외하고 연초 대비 가장 높은 수익률을 기록 중이다. 상승분 중 대부분은 지난 한 달 사이 만들어낸 것이다.
주가 급등으로 은행업종의 밸류에이션도 크게 높아졌지만 비교적 안정적이다. 팩트셋 집계에 따르면 S&P500의 주가수익비율(PER) 5년 평균치는 15.7배이지만 JP모간의 PER은 10배, 골드만삭스의 PER은 13배로 그보다 낮다.
찰스 슈왑의 리즈 앤 손더스 수석 전략가는 지난 8년간 금융업종을 워낙 부진했기 때문에 최근 급격한 상승세에도 우려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그는 “금융기관들의 부채 비율이 감소하고 순이자마진은 늘고 있다. 따라서 금융업종을 가장 선호한다”고 말했다.
게다가 금융주는 미국 금리인상의 최대 수혜주로 꼽힌다. 지난 15일 미국 연방준비위원회는 기준금리를 0.5~0.75%로 0.25%포인트 인상했고 내년 세 차례 금리인상을 시사했다.
벨스키는 연준의 금리인상이 마침내 금융주 랠리에 화룡정점을 찍었다고 말했다.
또한 JP모간 펀드의 가르비엘 산토스 전략가는 금융주 랠리는 결국 경제 성장과 신용으로 이어질 것이라고 낙관했다. 그는 “마침내 은행들이 기꺼이 위험을 부담하고 다시 대출을 늘리기 시작할 것”이라고 말했다.
다만 일각에서는 트럼프가 실제로 공약을 이행할지 여부가 불확실하고 미국 연준의 급격한 금리인상이 실물 경제를 냉각시킬 수 있다는 경계의 목소리도 나온다.
웰스파고의 스콧 렌 선임 전략가는 불확실한 트럼프의 정책을 예측해 투자하지 말고 보다 확실한 연준의 금리인상 속도를 고려해 투자하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