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경제 김근정 기자 = 중국 경제에 대한 불안감이 커지고 있다. 도널드 트럼프의 미국 대통령 당선, 미국 연준의 금리인상과 이에 따라 커진 위안화 절하 압력, 자본유출 심화, 불어나는 부채, 언제 붕괴될지 모르는 부동산 등 자산거품 등이 리스크로 언급된다. 최근 뚜렷해지고 있는 중국 국내총생산(GDP) 성장률의 둔화 곡선의 각도도 한층 커지는 것 아니냐는 우려의 목소리가 나온다. 중국 내부에서도 내년 중국 성장률이 6.5%까지 떨어질 수 있다는 전망이 제기되고 있다.
이러한 시점에 중국 대표 경제석학이자 과거 세계은행 부총재를 역임했던 린이푸(林毅夫) 베이징대 교수가 중국 성장률과 관련한 견해를 제시해 주목됐다.
중국 경제 성장률은 6년 연속 둔화세를 지속하며 지난해 6.9%로 1990년 이래 최저치를 기록했다. 올해는 한층 둔화된 6.7%가 예상된다. 지난 2010년만 해도 중국 경제 성장률은 10.6%로 두 자릿 수를 유지했었다.
린 교수는 이러한 급격한 변화의 이유로 수출 부진을 들었다. 또, 수출 부진의 배경으로는 글로벌 경기 악화를 꼽았다. 지난 1979년부터 2014년까지 중국 수출의 연평균 증가율은 16.4%에 육박했지만 2015년에는 증가는 커녕 2.8%가 감소했고 올 상반기 전년 동기대비 감소폭은 7.7%에 육박했다. 시장 상황이 변한데 따른 영향을 받지 않을 수 없는 상황이라는 설명이다.
또, 빠른 경제성장을 지속할 수 없는, 즉 상승기가 있고 최고점을 찍으면 다시 감소하는 주기에 따른 변화라는 분석이다. 동시에 다른 국가와 비교해 상대적으로 여전히 높은 수준임도 강조했다.
중국과 같은 신흥국인 브라질은 2010년 7.5%에서 지난해 -3.8%를 기록했다. 러시아는 2010년 4.5%에서 지난해 -3.7%를 기록했다. 인도의 경우 2010년 10.3%에서 지난해 7.7%의 성장률을 보였다. 모두 성장률이 크게 감소했고 5년간 감소폭을 비교하면 중국은 비교적 '훌륭한' 성적을 유지하고 있다는 것. 선진국인 미국의 지난해 성장률도 2.4%에 그쳤다며 여전히 중국이 몇 배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린 교수의 이러한 관점은 중국 경제에 문제가 있어 성장률이 둔화되고 있는 것이 아니며 동시에 이러한 이유로 성장률 둔화가 지속될 수 밖에 없음을 시사한다.
시장은 중국 성장률이 6.5% 이상을 유지할 수 있을까에 주목하고 있다. 중국 당국은 앞서 '13차 5개년 규획(2016~2020년)' 기간 성장률 6.5% 이상 유지를 자신했다. 하지만 당장 내년 성장률이 6.5%까지 떨어질 것이라는 전망에 힘이 실리는 분위기다.
중국 국무원 산하 국가정보센터 거시경제분석팀은 최근 보고서를 통해 내년 중국 경제성장 목표를 6.5% 수준으로 설정할 것을 제안했다. 국가정보센터는 "내년 개혁 심화에 따라 성장률이 6.5%를 상회할 가능성이 있음을 고려했다"고 밝혔지만 이는 올해 성장률 예상치인 6.7%보다 낮은 수준으로 둔화 지속을 감안한 것으로 판단된다.
중국 상하이재경대학 고등연구원은 18일 '중국거시경제 분석 및 전방 보고서(2016~2017)'을 공개하고 내년 성장률이 6.5%에 그칠 것으로 예상했다. 중국 사회과학원도 19일 '경제청서: 2017 중국경제정세분석 및 전망'을 공개하고 올해 성장률 전망치는 6.7%, 내년 성장률 전망치는 6.5%로 제시했다. 청서는 "내년 글로벌 무역 수요가 낮은 수준을 지속하고 민간투자와 소비증가율이 둔화될 가능성이 크다"고 내다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