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는 지난해 한·중 FTA 발효 당시 제조업 분야에서 1년 차 수출 증가액은 13억5000만 달러(약 1조5960억원)에 달할 것으로 예상한 바 있다. 한·중 FTA가 3년 연속 감소세인 대(對)중 수출을 반등시킬 것으로 기대했지만, 이를 충족시키지 못하고 있다.
이는 한반도 고고도 미사일 방어체계(THAAD·사드) 배치 결정에 대한 중국의 무역 보복조치로 각종 비관세장벽이 쏟아져 한·중 FTA 효과가 빛을 바랜 것이다.
지난해 한중 FTA가 발효된 이후 양국은 현재 최장 20년 이내에 전체 품목의 90% 이상에 대한 관세를 단계적으로 철폐하는 절차를 밟고 있다.
한·중 FTA는 우리나라의 대중 수출감소 완화에 이바지했다는 평가를 받는다. 실제 올해 상반기 대중 수출은 전년 대비 10.1% 감소했지만, FTA 수혜 품목은 6.7% 줄어드는 데 그쳤다.
하지만 한·중 FTA가 높아지는 중국의 비관세장벽을 넘기에는 한계가 분명했다. 실제 지난 10월 우리나라의 대중 수출액은 110억7926만 달러(약 13조900억원)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11.3% 줄었다.
올해 들어서만 6번째 두 자릿수 감소로 월 수출은 16개월 연속 마이너스 행진을 이어가며 역대 최장 감소 기록을 경신했다.
특히 3분기 대중 흑자 규모는 97억8781만 달러로, 한창 흑자규모가 컸던 2013년 4분기 172억9628만 달러와 비교하면 반 토막에 가까운 수준으로 줄었다.
지난 11월 가까스로 17개월만에 플러스 전환에 성공했지만, 0.4%(잠정치) 상승하는 데 그쳤을 뿐이다.
문제는 중국이 자국시장 육성에 집중하면서 비관세장벽과 반덤핑 규제 등 무역장벽을 두텁게 쌓는다는 점이다.
중국은 지난 9월 한국산 설탕에 대한 세이프가드 조사를 시작한 데 이어 10월에는 화학제품인 폴리아세탈(POM)에 대해 반덤핑 조사도 개시했다.
지난 11월에는 한국산 태양광재료인 폴리실리콘에 대해 반덤핑 관세율 재조사를 벌이겠다고 밝혔다. 수입산 가운데 우리나라 제품만 대상으로 삼았다.
소비재 분야 비관세장벽도 갈수록 높아지고 있다. 10월부터 조제분유 규제를 대폭 강화했고, 화장품 품질관리 규정도 12월부터 까다롭게 바뀌었다. 식품과 화장품 통관 불합격 건수도 급증하는 추세다.
중국의 무역 보복조치도 현실화하고 있다. 이미 한류 분야에서는 중국 당국이 한국 연예인의 활동 규제를 제한하는 한한령(限韓令)이 내려졌다. 관광과 유통 분야에 대한 중국 당국의 규제도 강화되고 있다.
학계 관계자는 "사드배치 문제 등 양국간 갈등으로 한·중 FTA가 기대한 만큼 효과를 보지 못했지만, 이제 2년 차에 불과하다"라며 "앞으로 관세인하폭이 커지면서 FTA 효과가 더욱 가시화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