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경제 이수경 기자 = 박근혜 대통령 탄핵 표결의 '캐스팅보트'를 쥐었던 새누리당 비주류 의원들이 결국 친박계의 이탈표를 이끌어냈다.
9일 탄핵안 가결 표수를 보면, 총 234표의 찬성표 중 야권과 무소속 전원(172표)을 제외했을 때 새누리당은 62명이 찬성표를 던졌다.
정진석 원내대표는 이날 탄핵안 통과 직후 본회의장 앞에서 기자들과 만나 "계파주의 문제가 나올 게재가 아닌 것 같다"면서 "저희 당의 많은 의원들이 국민들의 요구를 무겁게 받아들이고 겸허하게 양심에 따라서 탄핵소추 표결에 임한 것"이라고 밝혔다.
이날 새누리당에서는 표결 직전까지 친박계의 막판 호소가 이어지면서 친박계의 일부 이탈을 가늠하기 어려운 상황이었다. 본회의에 앞서 열린 의원총회에서는 이정현 당 대표와 조원진 최고위원이 잇따라 마이크를 잡고 탄핵 사유를 인정할 수 없다며 탄핵에 반대하는 입장을 밝혔다. 최경환 의원은 별도의 입장자료를 통해 탄핵을 반대해달라고 호소했다.
친박계 의원들 일부는 당 소속 의원들에게 전화, 문자메시지 등을 통해 탄핵 투표에서 반대표를 던질 것을 종용하기도 했다. 이러한 막판 압박 작업은 본 회의가 개의하기 15분 전까지도 계속됐다.
그러나 무기명 투표 방식에 선택의 부담을 덜어 낸 온건파 성향의 주류 의원들이 찬성표를 던졌을 것으로 풀이된다.
새누리당 전체 의석 128명 가운데 62명이 찬성, 56명이 반대했다. 불참한 최경환 의원과 기권, 무효 표 등을 감안하면 반대 세력의 규모가 다소 우위를 점할 것으로 추정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