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임 노리는 시중은행장 연말 실적에 올인

2016-12-05 18:00
  • 글자크기 설정

(왼쪽부터)이광구 우리은행장, 조용병 신한은행장, 함영주 KEB하나은행장[사진=각사]


아주경제 홍성환 기자 = 은행들의 연말 실적 끌어올리기 전쟁이 시작됐다.

은행권에서 12월은 인사 평가가 있어 실적 압박이 더욱 거세지는 시기다. 특히 내년 초 주요 시중은행장들의 임기가 끝나기 때문에 연임을 노리는 경영진 입장에서는 어느 때보다 실적이 중요한 상황이다.
5일 금융권에 따르면 올해가 한 달도 남지 않은 가운데 은행들은 연간 실적으로 높이기 위해 분주하게 움직이고 있다. 연말연시 인사를 앞두고 성과 평가가 진행되기 때문에 영업 확대에 나서고 있는 것이다. 특히 올해는 주요 은행장들의 인사와 맞물려 있어 영업 광풍이 몰아칠 분위기다.

당초 임기가 오는 이달 말까지였던 이광구 우리은행장은 민영화 절차로 인해 내년 3월까지 연장됐다. 함영주 KEB하나은행장과 조용병 신한은행장의 임기도 내년 3월에 끝난다.

이광구 행장과 함영주 행장은 각각 민영화 성공, 하나·외환은행 통합 성과로 연임이 유력하다는 관측이 우세하다. 하지만 아직 연임 여부를 장담할 수 없기 때문에 영업에 공을 들이고 있다.

특히 이광구 행장은 민영화 성공으로 구성된 과점주주들에게 능력을 검증받기 위해서는 좋은 실적이 반드시 필요한 상황이다. 함 행장 역시 은행 합병 후 첫 성적이기 때문에 바짝 신경을 쓰고 있다.

조용병 신한은행장 역시 차기 신한금융지주 회장 자리를 놓고 위성호 신한카드 사장과 경쟁을 벌이고 있어 무엇보다 실적이 기본이다. 최근 외부 활동보다 내실을 챙기는 이유다. 

금융지주 회장 중에서는 김용환 NH농협금융지주 회장의 임기가 내년 4월까지다. 그동안 NH농협금융지주 회장 가운데 연임된 사례는 없었다. 하지만 올해는 '빅배스(기업의 쌓인 부실 요인을 한 회계연도에 모두 반영하는 회계기법)'로 성과를 올린 김용환 회장의 연임 여부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김 회장은 지난달 각 자회사를 직접 방문해 목표 달성을 독려한 바 있다.

여기에 주요 시중은행 부행장급 임원 가운데 70%가량의 임기가 연말에 끝나고 내년 조직개편 등으로 인사폭이 커질 것으로 예상되는 만큼 임직원들의 긴장감은 높아지고 있다.

금융권 관계자는 "올해 실적은 은행장들의 연임 문제와 연결돼 있기 때문에 경영진들이 영업을 더욱 챙기고 있는 분위기다"면서 "대출 시장 호조로 예대마진이 개선되면서 대부분 은행들의 실적이 좋게 나온 상황에서 연말까지 이런 추세를 이어가는데 집중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문제는 치열해진 연말 영업 전쟁으로 실적을 올리기 위해 여러가지 편법이 동원될 우려가 나오고 있다는 점이다.

과거 연말 실적을 부풀리기 위해 과도하게 영업 활동을 하면서 불완전 판매, 꺾기(끼워팔기) 등의 부작용이 발생하기도 했다. 또한 은행 직원들이 할당량을 메우기 위해 지인의 이름을 빌려 본인의 돈으로 상품의 가입하는 등의 일도 빈번하게 일어났다.

이와 관련, 다른 금융권 관계자는 "금융권 경영자들의 임기가 대체로  짧다 보니 숫자 확대에 집중할 수밖에서 없다"면서 "이런 상황이 무리하게 이어지면 결국 소비자 피해로 이어질 우려가 있다"고 지적했다.

©'5개국어 글로벌 경제신문' 아주경제.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0개의 댓글
0 / 300

로그인 후 댓글작성이 가능합니다.
로그인 하시겠습니까?

닫기

댓글을 삭제 하시겠습니까?

닫기

이미 참여하셨습니다.

닫기

이미 신고 접수한 게시물입니다.

닫기
신고사유
0 / 100
닫기

신고접수가 완료되었습니다. 담당자가 확인후 신속히 처리하도록 하겠습니다.

닫기

차단해제 하시겠습니까?

닫기

사용자 차단 시 현재 사용자의 게시물을 보실 수 없습니다.

닫기
공유하기
닫기
기사 이미지 확대 보기
닫기
언어선택
  • 중국어
  • 영어
  • 일본어
  • 베트남어
닫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