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경제 윤세미 기자 = 국제유가가 사흘만에 13%나 뛰었다. 지난 2일 미국산 원유 선물은 배럴당 51.58달러로 장을 종료하면서 17개월래 최고점을 찍었다. 그러나 애널리스트들은 추가적인 유가 상승폭은 제한적인 것으로 예상했다.
석유수출국기구(OPEC)은 지난 11월3일 2008년 이후 처음으로 일일 감산량 120만 배럴에 최종 합의하면서 회의적 시선을 보내던 시장을 깜짝 놀라게 했다.
OPEC 측은 유가 상승에 기대감을 나타냈다. 에울로히오 델 피노 베네수엘라 석유장관은 "OPEC 합의로 9개월 안에 수급 균형이 맞춰질 것이며 유가가 배럴당 최고 70달러까지 오를 수 있다“고 말했다. CNBC에 따르면 현재 글로벌 시장에서 공급 과잉량은 일일 200만 배럴 수준이다.
그러나 시장 애널리스트들은 원유 시장의 균형 찾기에 다소 속도가 붙을 것이란 전망에는 동의하면서도 유가의 상승 여력이 크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CNBC에 따르면 애널리스트들이 전망하는 내년 유가 전망치는 배럴당 60달러를 넘지 않았다. 5일 현재 미국산 원유는 배럴당 51.36달러에, 브렌트유는 배럴당 54.13달러에 각각 거래되고 있다.
JP모간은 내년 유가 상승세가 가파르지 않을 것이라며 이번 감산에서 이란, 리비아, 나이지리아가 제외됐기 때문에 다른 나라들이 감산을 이행하더라도 OPEC의 총 산유량은 내년에 더 늘어날 수 있다고 지적했다.
소시에테제네랄은 “글로벌 특히 미국의 원유 재고는 완전한 과잉공급 상황이기 때문에 재고 수준이 평소 수준을 되찾기 위해서는 1년 이상이 걸릴 것”이라고 내다봤다.
우드맥킨지의 사이먼 플라워스는 "내년 브렌트유 가격이 배럴당 55~60달러 수준에서 거래될 것으로 예상되지만 이 마저 OPEC이 감산 합의를 제대로 이행하는지 여부에 달렸다"고 말했다.
에너지 산업 분석기관인 벤텍 에너지의 안소니 스타키 애널리스트 역시 내년 상반기에 유가가 배럴당 50~60달러 선에 머물 것으로 예상하면서도 OPEC의 감산 이행 전력이 그다지 좋지 않기 때문에 유가 랠리의 지속가능성에 의문이 제기된다고 말했다.
유가 상승을 제한하는 또다른 요인은 미국의 셰일유 증산 여부다. 미국 원유 생산업체들의 체질은 지난 2년간 저유가를 견디며 외려 튼튼해졌다는 평가다. 2년 전만해도 이들의 생산원가는 배럴당 70달러였지만 이제는 50달러 수준까지 내려갔다는 분석이다.
CNBC는 일부 애널리스트들이 배럴당 60달러를 유가 상승의 한계로 지적하고 있으며 2년 전 수준인 배럴당 114달러까지 회복할 것으로 보는 이들은 찾아보기 힘들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