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진협의체'도 무용지물? 새누리, 비대위 전환 놓고 지도부 '모르쇠'

2016-12-01 18: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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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누리당 비대위 구성을 위한 6인 중진협의체 4차회동이 1일 오전 국회 의원회관에서 열렸다. (오른쪽 앞부터 시계방향으로) 원유철, 정우택, 홍문종, 주호영, 나경원 의원. [사진=연합뉴스]


아주경제 이수경 기자 = 비상대책위원회 체제 전환으로 당 내홍을 수습키로 했던 새누리당이 비대위원장 선출 과정에서 교착 상태에 빠졌다.

친박(친박근혜)계 지도부는 비대위 구성을 논의 중인 '6인 중진협의체'의 뜻에 대해 적극적인 수용 의사를 표현하지 않고 있다. 사실상 거부하고 있는 것 아니냐는 지적이 나온다. 여기에 대통령 퇴진, 탄핵 논의 등에 밀려 비대위 논의는 지지부진하다.
친박 5선인 원유철 의원과 4선의 정우택, 홍문종, 비박(비박근혜) 4선의 나경원, 주호영 의원은 1일 국회 의원회관에서 만나 비대위원장 후보를 결정하기 위한 논의를 했지만 결론을 내지 못하고 헤어졌다.

원 의원은 회동 직후 기자들과 만나 "여러 논의가 있었지만 합의사항이 없어 다시 모임을 계속 이어가기로 했다"고 말했다.

그러나 이날 합의가 이뤄지지 못한 큰 이유는, 협의체의 결론이 실제 집행까지 이어진다는 담보가 없다며 비주류가 문제제기를 한 데 있었다. 주 의원은 "중진 회의에서 결정하면 그것이 집행될 수 있다는 확실한 보장이 부족한 것 아니냐"라며 "그 점을 분명히 논의하고 진행하자고 했다"고 답했다.

애초 비주류 김재경(4선) 의원까지 '3+3 중진협의체'로 출발한 모임이었지만 김 의원이 탈퇴를 선언하고 모임에 불참한 이유도 여기에 있다. 대표성이 없는 중진협의체가 결론을 의원총회에서 추인을 받기로 한 것도 같은 맥락이다.

게다가 이 대표는 이날 "원칙적으로 의총에서 의견이 모아지면 존중하겠다"고 말한 것으로 알려졌다. 비주류의 후보에 대한 수용 여부도, 의총의 추인을 인정하고 최고위에 안건으로 부치겠다는 뜻도 불분명한 발언이다. 비주류 사이에서는 이 대표가 중진협의체 제안을 거부하고 있다는 해석이 나왔다.

유승민 의원은 의총 직후 기자들과 만나 "많은 이야기가 나왔는데 마지막에 이정현 대표가 의원들의 의견을 거부한 셈이 됐다"고 표현했다.

비주류 의원들이 주축이 된 '비상시국회의'의 대변인인 황영철 의원도 "분명하게 3+3 회담에 대해 책임을 위임해주는 발언도 없었고, 조속히 비대위원장을 선출해 달라는 얘기도 없었기 때문에 굉장히 해석하기가 곤란한 것 같다"면서 "현재로선 명확히 받아들인 게 아니라고 해석할 수 있다"고 말했다.

특히 대통령의 퇴진 논의와 맞물려 비대위 논의를 미뤄야 하는 것 아니냐는 지적에 대해 황 의원은 "비대위원장이 빨리 선출되는 것이 오히려 여야 (대통령 퇴진) 협상에 있어 책임성있게 새누리당이 임할 수 있는 것"이라고 반박했다.

반면 원내대변인을 맡고 있는 김정재 의원은 "이 대표는 3+3으로 주류 비주류를 나누는 것은 편가르기여서 원하지 않았다"면서 "전체 초·재선들이 6인회의를 인정하느냐 하면 그런 것도 아니다"라고 꼬집었다.

이전에도 이 대표는 중진협의체 및 초·재선 의원들이 제안하는 로드맵에 대해 '합당할 경우' 최고위에 안건으로 부치겠다며 다소 기준이 애매한 화법을 보여왔다. 

중진협의체에 대해 현 지도부가 '뜨뜻미지근한' 반응을 보이면서 사실상 협의체가 '무용지물'이 된 것 아니냐는 우려도 나온다. 탈퇴를 택한 김재경 의원은 이날 기자들과 만나 "빨리 해야되는데 오늘 의총에서도 슬며시 뒤로 미루더라"면서 "의총을 통과해 넘어오면 결론에 따르겠다는 말만 하면 되는데 (지도부가) 그 말도 하기 싫은 거다"라고 비난했다.

일단 중진협의체는 2일 회의를 다시 이어간다. 이정현 대표의 요청으로 초·재선 간사들도 함께 하는 간담회를 열 계획이다. 이 자리에서 비대위원장 논의의 접점을 찾을 수 있을지 주목된다. 

한편 중진협의체에서는 김형오 전 국회의장, 인명진 목사 등이 비대위원장 후보로 거론되고 있으나 당사자들은 거부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나경원 의원은 이날 기자들과 만나 "원외 쪽을 얘기하시는 의견이 좀 더 높기는 하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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