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일 서울 경동시장을 찾은 한 주부가 한숨을 쉬며 말했다.
지난 주 2000원이었던 대파는 3000원으로 일주일 새 1000원이 올랐다. 김장철과 맞물려 올랐던 배추 값도 1포기에 4500원, 알타리무도 3000원으로 가격이 내려갈 줄 모른다.
실제 11월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1.3%로 석 달째 1%대를 기록하며 연중 최고 수준을 이어갔다. 채소, 과일, 생선 등 서민이 체감하는 생활물가가 많이 오른 탓이다.
이중 농·축·수산물이 7.9% 오르며 전체 물가를 끌어올렸다.
품목별로 보면 올 여름 폭염 탓에 출하가 급격히 줄어든 무 가격이 2배 이상(120.7%) 뛰었다. 김장철 수요로 금값이 된 배추는 82.1%, 풋고추 62.4%, 파 41.6% 각각 올랐다.
갈치, 고등어 등 생선류가 포함된 신선어개도 전년동월대비 7.1%, 과일 등의 신선과실은 1.6% 각각 상승했다.
전기와 수도, 가스 요금이 오른 것도 생활물가지수 상승에 영향을 줬다.
전기·수도·가스는 1년 전보다 6.4% 떨어졌지만, 전달 대비로는 2.0% 올랐다. 국제유가가 반등하면서 석유류와 도시가스 가격이 전월보다 상승했기 때문이다.
우영제 통계청 물가동향과장은 “1.1%란 수치만 보면 생활물가지수가 절대적으로 높다고 볼 수는 없지만 2014년 하반기부터 0%대 또는 마이너스를 보여왔다는 점에서 1%대 상승은 의미가 있다”며 “저유가 현상이 지속되면서 석유류와 도시가스 가격이 내려가 생활물가지수도 낮게 형성됐지만 최근 국제유가가 반등하면서 다시 오르는 추세”라고 설명했다.
유 과장은 이어 “올 여름 폭염에 공급이 줄어든데다 김장철 수요까지 겹쳐 농산물 가격이 크게 올랐다”며 “신선채소는 작년 이맘때 가격이 낮게 형성돼 있어서 상승률이 높게 나타나는 기저효과도 있다"고 덧붙였다.
11월 서비스물가는 지난해 같은 달보다 1.8% 올랐다. 이중 전세와 월세는 전년동월대비 3.3%, 0.2% 각각 상승했다.
이밖에 공공서비스 중 하수도 요금이 10.9%, 외래진료비 2.1% 상승했다. 개인서비스 중 소줏값(외식)은 11.4%, 공동주택 관리비 3.6%, 고등학생 학원비 3.0% 각각 올랐다.
농산물 및 석유류를 제외한 근원물가는 1년 전보다 1.4% 상승했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기준 근원물가인 식료품·에너지제외지수는 1.4% 상승에 그쳤다. 2014년 12월(1.4%) 이후 23개월 만에 가장 낮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