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경제 한지연 기자 = 정태영 현대카드 부회장이 내년께 패션 SPA(제조·유통 일괄형 의류) 브랜드 '자라'의 스페인 본사를 방문할 것으로 보인다.
업계에서는 벌써부터 현대카드의 혁신성이 글로벌 패션·유통 노하우를 가진 자라의 경영전략과 만나 어떤 시너지를 만들어낼지 주목하고 있다.
이들은 현대카드의 디자인 철학이 담긴 본사 건물을 둘러본 뒤 이 회사의 기업문화, 마케팅, 인사관리 전략 등에 관한 의견을 교환했다. 사내투어는 2003년 정태영 부회장 부임 후 시작된 현대카드만의 문화로 현재까지 청와대·금융감독원·신세계 등을 비롯해 미국·유럽·중동 등 국내외 165개 기업에서 1141명이 참석했다. 특히 인디텍스그룹의 사내 투어에는 정 부회장이 직접 참여해 주목을 끌었다.
정 부회장은 평소에도 패션에 대한 관심과 애정이 남다르다. 평소 직원들에게 유니클로·자라·H&M 등 글로벌 SPA브랜드의 마케팅 전략에 대한 질문도 많이 던지는 것으로 알려졌다. 그의 지론에 따르면 같은 SPA 의류라고 해도 기본 아이템에 충실하는 유니클로와 트렌드를 1주일 단위로 체크하는 자라의 전략은 180도 다르다.
정 부회장은 “자라가 일주일 단위로 뽑아내는 신상품 출시능력과 유통, 물류 전략은 환상적”이라며 “스페인 본사를 직접 둘러보고 이들이 어떻게 이런 조합을 만들어 내고, 운영하는지 배우고 싶다”고 말했다.
인사이트 투어는 그가 기업 혁신 사례를 배우기 위해 매년 떠나는 일명 '벤치마킹' 여행이다. 카드사는 결제대행회사가 아니라 고객의 라이프스타일을 디자인하는 곳이기 때문에 가능한 다양한 영역을 보고 배워야 한다는 게 그의 시각이다.
이같은 관심은 현대카드의 다양한 마케팅 전략으로 탄생한다. ‘패션위크’와 ‘50% M포인트 스페셜-패션' 등이 대표적이다. 패션 브랜드를 선별하고, 할인해주는 행사를 통해 젊은 고객 간 문화적 일체감을 추구하면서 카드시장 선점에 나선다는 구상이다.
현대카드 관계자는 "패션위크는 자신을 꾸미는 것에 익숙지 않은 남성들에게 새로운 소비 방향을 제시하자는 의미"라며 "내년 자라 방문 계획은 아직 구체적인 일정이 나오지 않은 만큼 지나친 확대해석을 삼가해 달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