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성호 세종대 중국통상학과 교수 =중국 경제는 지난 30여 년간 연평균 9.8%의 성장률을 보이며 2014년 국내총생산(GDP) 규모는 1978년에 비해 174배 성장했다.
2014년 기준 1인당 GDP 또한 후진국 수준을 넘어서 2014년 연말 환율기준으로 6278 달러에 달했다. 이는 개혁개방 이후 지난 대부분의 기간 동안 고속성장을 구가해온 결과다. 하지만 최근 몇 년간은 이러한 추세가 변해 성장속도가 둔화되며 중고속 성장 국면으로 진입하고 있다. 이는 세계 경제의 경기둔화, 중국 정부가 의도한 중국 경제의 근본적인 개혁 조치가 일정부분 반영된 결과로 이른바 ‘뉴 노멀(新常態)’ 시대라 불린다.
GDP 기준으로 2012년 7.7%, 2013년 7.7%의 성장률을 보인 중국은 2014년 7.4%, 2015년 6.9% 성장률을 보이고 있다. 2012년부터 집권한 시진핑(習近平)-리커창(李克强) 지도부는 뉴노멀 시대를 맞아 과도한 경기부양을 지양하고 디레버리징을 기조로 하고 있으며, 수출보다는 내수위주의 성장에 주력하고, 건축 및 광공업을 포함하는 2차 산업 보다는 질 좋은 고용을 창출하는 서비스업을 포함하는 3차 산업에 의존한 성장전략을 추진하고 있다. 양적인 성장보다는 질적인 성장을 꾀하는 리밸런싱 전략이다. 때문에 진행되고 있는 중국 경제 구조 개혁은 전 세계의 주목을 받고 있다.
이러한 중국경제 구조 개혁에서 가장 중요한 부분은 국유부문의 과잉생산 설비 구조조정(去産能)이다. 그동안 중국 경제 성장은 과도한 설비투자에 의존한 측면이 크다. 중국 경제에서 GDP 대비 투자 비중은 2011년까지 꾸준히 증가해서 47%까지 올라갔으며 이후 하락추세를 보였지만 2014년에도 46%로 매우 높은 수준을 보이고 있다. 이러한 추세는 과거 일본과 한국의 그것을 상회하는 것이다.
개발도상국이 공업화를 달성하고 산업구조 고도화를 이루는 과정에서 볼 수 있는 일이지만 중국과 같은 규모의 경제가 몇 십년 간 이러한 추세를 유지해 왔기에 세계경제에 끼치는 영향 또한 막대하다. 게다가 과거 중국은 지방정부가 경제 운용에 관해 큰 재량권을 가지고 있었기 때문에 국유 중화학 공업에서 중복투자와 산업 구조조정은 꾸준히 문제가 되고 있다.
정책적 합의를 토대로 구체적으로 국유기업의 경쟁력 강화를 위해 여러 산업의 기업들이 합병되어 규모를 키우고 생산 효율성을 달성하는 방향으로 나아가고 있다. 최근에는 철강산업에서 바오산강철(寶鋼)과 우한강철(武鋼)이 합병해서 조강생산 약 6000만t에 달하는 세계 2위 규모의 초대형 철강사가 탄생한 것이 가장 큰 사례이다. 또한 시멘트 산업에서도 중국건재그룹(中國建材集團)과 중국중재그룹(中國中材集團)이 합병을 모색하고 있다. 국유부문 전반에 걸쳐 이러한 추세가 계속되어 규모 이상 중대형 국유기업의 수는 해마다 줄어드는 추세를 보이고 있다. 대신 기업의 평균 자본금 규모와 자산규모는 날로 커지고 있는 추세이다.
중국 정부는 2016년을 국유기업 개혁의 원년으로 정하고 있으며 올해 안에 중앙의 국유기업수를 100여 개 정도로 줄이는 것을 구체적인 목표로 하고 있다. 중국 국유 부문 개혁이 가장 심도있게 진행되고 있는 지역은 석탄과 철강 등 중화학 공업 시설이 집중되어 있는 동북3성 지역이다. 동북 3성 중 랴오닝(遼寧)성의 경우 2016년 상반기 경제성장률은 -1.0%로 중국 평균 성장률에 한참 못 미치고 있다. 셰일가스 개발과 이란 핵협상 타결로 인한 저유가 기조가 변하지 않는 한 이러한 추세가 크게 바뀌긴 힘들 것이고 이 지역의 과잉생산설비를 해소하고 개혁을 심화시키는 것이 중국 경제의 큰 화두로 부상하고 있다.
창업 창신의 힘
중국경제의 구조 개혁의 또 하나의 축은 민간 경제 부문에서의 창업촉진정책 추진이다. 일찍이 중국 출신의 개발경제학자 장페이강(張培剛)은 창업(기업가 정신)을 농업경제가 산업경제로 고도화되는데 있어 가장 중요한 요소라 인식했다. 중국 지도부 또한 계획경제에서 시장경제로의 전환과 산업구조 고도화 과정에서 창업이 가지는 중요성을 명확히 인식하고 있어서 경제발전의 병목이 닥쳤을 때마다 창업을 강조해 왔다.
1980년대 개혁개방 초기에는 지방정부의 농촌창업(鄕鎭企業)을 촉진시키고 시장경제 도입을 순조롭게 이끌어내 경제개혁의 첫발을 내딛었고, 1990년대 중반 대대적으로 국유기업을 개혁하고 민영기업의 발전을 위한 시장제도를 도입할 때도 국유기업 근로자들의 창업(下海)을 널리 유도했다. 2000년대 세계무역기구(WTO) 가입후 개방이 심화되면서 중국기업의 국제경쟁력이 문제가 될 때도 해외유학파가 본국으로 돌아와 벌이는 ‘유학파 창업(海歸)’을 지원했고, 최근 뉴노멀 상황에서는 컴퓨터와 스마트폰 활용에 능숙한 대학졸업생 중심의 ‘기술기반 창업자(創客)’ 지원 분위기를 조성해서 경제발전의 병목을 돌파하려 하고 있다.
2012년 중국공산당 제 18차 전국대표대회에서 이미 기술혁신을 통한 지속가능한 발전방안으로 ‘혁신 구동 발전전략(창신구동, 發展戰略)’을 제시했다. 오는 2020년까지 혁신형 국가로의 진입을 목표로 설정하고 있는데 그 내용 중에는 ‘창업’이 많은 비중을 차지한다.
특히 2015년 3월 양회(两会) 폐막식에서 리커창 총리가 ‘대중의 창업, 만민의 혁신(大衆創業 萬衆創新)’을 강조하는 등 창업의 중요성을 연일 강조한 것이 대표적이다. 이후 2015년 정부 업무보고에서 창업지원 강화가 제시되고, 기술 기반 창업자(創客)에 대한 지원책이 구체적으로 논의되기 시작했다. 지방정부에서도 2015년 창업 활성화를 위해 기금 및 창업단지 조성 등이 추진되고 있다.
특히 중국정부는 대학생 취업난을 해소하기 위해 ‘창업활동’을 강조하고 있다. 대학생 예비창업자에게 세금혜택을 부여하고 교내 창업 인큐베이팅 시설 이용 시 임대료를 면제하는 한편, 2017년 까지 대학생 창업자 수를 연 80만명 수준으로 늘릴 예정이다. 이와함께 삼증합일(三證合一) 제도로 사업등록절차를 간소화하고, 인터넷 플러스 유통 액션플랜(互聯網+流通行動計劃)으로 O2O 등 새로운 IT 기술을 체화한 유통채널혁신을 도모하고 있다. 이 밖에도 영세한 신생기업들에게 1000억 위안(약 16조7510억원) 규모의 감세정책을 추진하고 창업을 지원하는 엔젤투자자들에게는 지방에서 연간 600만 위안 규모의 보상이 이뤄진다. 지방정부차원에서 공간과 기금을 조성하고 특히 대학생들의 창업을 지원해서 2017년까지 80만명의 대학생 창업을 실현하는 것이 목표이다.
이러한 노력에 힘입어 2016년 상반기 중국내 창업 기업 수는 261만9000개로 전년 동기 대비 28.6% 증가하였으며, 창업 관련 투자액은 전년대비 약 3.8배 증가한 471억 달러를 기록했다. 전체 창업기업의 약 81% 가량이 서비스 업종에 집중되고 있으며 인터넷 금융, 전자상거래, 교통서비스, O2O 등 미래 성장산업에서 질좋은 일자리가 창출되고 있다. 중국 공상국(工商局)은 창업을 통해 2016년 상반기에만 1300만개 이상의 일자리가 생겨났다고 추산한다.
기존 성공적으로 창업이 이뤄진 알리바바(阿里巴巴), 바이두(百度), 텐센트와 같은 IT 플랫폼 기업을 중심으로 창업 생태계가 나날이 풍부하고 건강하게 만들어지고 있다. 이는 샤오미(小米), 치후360(奇虎360)와 같은 IT 기기, 보안, 클라우드 전문 기업 뿐 아니라 시드 스튜디오(SEED Studio), 잉단(硬蛋) 등 하드웨어 솔루션 업체, 1000여 명의 연구조직을 보유하고 전 세계 드론 시장의 50%를 점유하고 있는 DJI 등 혁신형 신생기업이 성립하는 배경이 되고 있다.
중국 정부는 중국 경제의 구조개혁을 적극적으로 추진하고 있으며 이미 많은 성과를 보이고 있다. 중국 경제와 관계가 긴밀한 한국은 중국 경제 개혁의 기회를 잡아 중국 시장을 잘 활용해야 한다.
중국 경제 구조개혁의 성공여부는 세계 경제에 큰 영향을 미칠 것이고 밝은 미래가 펼쳐질 것이다.
* 본 기사는 중국 국무원 산하 중국외문국 인민화보사가 제공하였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