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히 자동차보험은 준조세 성격이 강해 가뜩이나 팍팍해진 살림살이에 앞으로 가입자들이 감수해야 할 보험료 부담도 커질 것으로 보인다.
24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연말이 다가오면서 손해보험사들이 자동차보험료 인상 카드를 꺼내고 있다.
흥국화재는 오는 26일부터 개인용과 업무용 자동차 보험료를 평균 1.9% 인상하기로 했다. 기본 담보에 대해 개인용은 14.0%, 업무용은 8.3% 인상하는 대신 차량단독·대물확대·자동차상해 등 특약 담보는 3.1∼7.8% 내린다. 흥국화재는 지난해 11월 개인용 차량 보험료를 5.9% 올린데 이어 1년 만에 또 다시 보험료를 재조정했다.
다른 보험사들은 담보별 보험료를 조정하는 방식으로 평균 보험료 인상을 억제하고 있다. 삼성화재는 지난달 개인용자동차보험 기본담보의 보험료를 3.0% 올리는대신 손해담보보험료를 17.8% 인하했다. KB손해보험도 이달부터 기본담보보험료를 8.0%인상하고, 자차담보 보험료는 10.6% 인하했다.
생명보험업계에서는 저축성보험료 카드결제 거부 움직임이 확대되고 있다. 저금리로 보험사들이 운용수익률을 내기 쉽지 않은 상황에서 보험료로 인한 카드결제수수료까지 부담하긴 어렵다는 주장이다. 보험사들이 신용카드사에 내는 카드수수료는 납입 보험료의 2% 수준이다.
동부생명은 다음달부터 전화판매를 제외한 보험상품의 카드 결제를 중단키로 했다. 신한생명도 최근 TM과 인터넷 전용상품을 제외한 보험상품의 보험료 카드 납부를 중지했고 KDB생명·AIA생명 등도 저축성 상품의 보험료 카드 납부를 중단했다.
이에 따라 현재 보험 종류와 상관없이 카드결제가 되는 보험사는 25개 생보사 가운데 현대라이프생명, KB생명, 메트라이프생명, 처브라이프, BNP파리바카디프생명 등 5곳에 불과하다.
이같은 보험사들의 움직임에 금융당국과의 마찰 가능성도 커지고 있다. 금감원은 보험사들의 올 3분기까지 실적이 좋았는데도 보험료를 올리는 것은 부당하다는 입장이다.
금감원 관계자는 “보험사들이 수익성을 이유로 그동안 제공했던 서비스를 슬그머니 축소하거나, 보험료를 인상하는 것은 적절하지 못한 조치”라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