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조선 3사, 올해 수주 목표치 잇따라 하향 조정…글로벌 ‘수주 가뭄’ 현상 심각

2016-11-24 17: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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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주경제 김봉철 기자 = 전 세계적인 조선업 불황 속에 국내 조선 3사가 올해 수주 목표치를 잇따라 하향 조정하며 잔뜩 움츠리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수주 가뭄’의 장기화로 목표 달성이 어려워지면서 현실적인 수치로 변경하고 있는 것이다.

24일 조선업계에 따르면, 최근 현대중공업그룹은 분사 결정에 이어 올해 초 발표했던 수주 전망치를 다시 내놨다.

현대중공업은 195억 달러에서 94억9500만 달러, 현대삼호중공업은 40억 달러에서 13억 달러, 현대미포조선은 30억 달러에서 9억 달러로 수주 목표를 대폭 낮췄다.

3사를 합한 총 265억 달러였던 목표치도 117억 달러로 절반 이하로 뚝 떨어졌다. 현대중공업의 경우, 총 62억 달러어치(10월 기준) 일감을 수주해 목표 달성률이 31.6%에 그쳤지만 이번 전망치 하향으로 목표 달성률은 65%로 올라갔다.

조선업계 관계자는 “연말을 앞두고 수주 목표를 재조정하는 일은 이례적인 일”이라면서 “그만큼 수주 부진이 생각했던 것보다 더 심각하고 장기화되고 있다”고 말했다.

대우조선해양은 회사 차원에서 공식적인 수주 목표를 밝힌 바는 없다. 다만 정성립 사장이 올해 3월 기자간담회 당시 올해 108억 달러로 제시했었다.

대우조선은 이후 6월에 62억 달러로 축소한 상태다. 대우조선의 현재 수주금액은 13억 달러로 목표달성률이 21%에 불과하다.

정 사장은 지난 2일 기자간담회에서는 올해 수주 목표와 관련해 “연말이 되더라도 20억~25억 달러를 수주하는 데 그칠 것으로 예상된다”고 언급했다.

대우조선은 신규 수주가 전무한 상황에서 건조가 진행 중인 물량의 옵션 달성을 통해 수주금액을 맞춘다는 입장이다.

삼성중공업의 당초 수주 목표인 53억 달러를 유지하고 있으나, 현재까지 8억 달러에 그치고 있다. 삼성중공업은 연말까지 약 25억 달러 규모의 코랄 프로젝트를 달성해야 연간 수주 목표의 절반을 채울 수 있다.

업계에서는 이 같은 수주 부진에도 불구하고 대우조선을 제외한 현대중공업과 삼성중공업의 실적은 ‘불황형 흑자’라고 보고 있다.

현대중공업과 삼성중공업은 각각 3분기 연결기준 영업이익 3218억원과 840억원을 기록했다.

국내 조선 ‘빅3’ 중에서는 대우조선만 회계법인의 보수적 기준에 막혀 1413억원의 영업손실을 나타냈다.

서강민 한국기업평가 연구원은 “각 조선사들이 올해 수주 목표를 달성하지 못할 경우 향후 매출이 50% 수준까지 감소할 것”이라며 “현재 수준의 자구계획으로는 영업흑자 달성이 어려울 것”이라고 밝혔다.

한편 세계 조선소들도 올해 따낸 일감이 1980년대 이후 최저 수준을 기록할 정도로 시황이 좋지 않은 것으로 집계됐다.

영국의 조선·해운 분석업체 클락슨 리서치에 따르면 올해 1~10월까지 전 세계 조선소들의 신조선 수주량은 총 359척, 2480만DWT(재화중량톤수)다. DWT 기준으로는 지난해 같은 기간에 비해 73% 감소한 수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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