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동4법 빠지자 ‘생명안전업무 비정규직 금지법’ 논란...정부 “과도한 규제”

2016-11-23 15: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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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5일 국회 환노위 심의

아주경제 원승일 기자 =생명안전 업무에 비정규직 사용을 금지하는 법안이 이번 국회 환경노동위원회 심의 대상에 포함돼 논란이 되고 있다.

특정 업무에 비정규직 사용을 법으로 금지할 경우 고용 시장에 미칠 파급효과가 상당할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이다. 또 파견 허용을 확대하는 파견법을 비롯 노동개혁 관련 4개 법안은 모두 심의 대상에서 제외된 상황에서 이 법안이 포함된 것도 논란거리다.

국회 환노위는 오는 25일 생명안전업무에 대해 기간제·파견 등 비정규직 근로자와 협력업체 근로자 사용을 금지하는 법안을 심의한다.

생명안전 업무란 전기, 가스, 석유, 병원, 통신사, 선박 등 국민의 생명과 안전에 밀접한 영향을 미치는 것을 말한다. 이들 업무의 경우 기간제, 파견, 하도급 등의 근로자 사용을 제한하고 정규직으로 직접 고용하도록 강제하는 것이 이 법안의 주된 골자다.

사용자 단체인 한국경영자총협회는 22일 '생명안전업무 정규직 직접고용 법제화에 대한 경영계 입장'이라는 제목의 성명을 내고 법안 심의를 즉각 중단할 것을 요구했다.

경총은 "(생명안전 관련 업종) 해당 기업들은 단순히 인건비를 절감하려고 비정규직이나 외부 업체를 활용하는 게 아니라 업무에 가장 적합한 인력 활용 방식을 선택하는 것"이라며 "업계 사정을 무시하고 무조건 원청 정규직 일자리만 고집하는 것은 현장과 동떨어진 규제일 뿐"이라고 말했다.

경총은 이어 "이 법안이 해당 산업이나 관계 종사자들의 고용에 직·간접적으로 미칠 영향이 크기 때문에 파급효과에 대한 충분한 검토가 반드시 선행돼야 한다"고 지적했다.

경총은 정규직 직접고용만 허용될 경우 기업은 필요한 최소인력만 채용하는 방식으로 대응할 가능성이 크다고 주장했다. 또 외주화가 금지되면 이들 업무를 전문적으로 수행하던 업체들의 영업활동 기회가 차단돼 폐업 상황에 내몰릴 것이라고 비판했다.

정부도 특정 업무에 대해 정규직 사용만을 강제하는 것은 “과도한 규제”라는 입장이다.

고용노동부 관계자는 "고용 형태에 대한 제한은 핵심 업무를 대상으로 필요 최소한에 한정돼야 한다"고 말했다.

반면 야당과 노동계는 생명안전 업무에 한해 기간제 및 파견 고용 제한, 외주화 금지 등을 법제화할 것을 강하게 주장하고 있다.

19대 국회 때도 '생명안전업무 외주화 금지특별법' 등을 발의했다 여야 간 이견으로 심의조차 되지 못하고 폐기된 바 있다.

하지만 여소야대 양상이 된 이번 20대 국회 때는 관련 법안을 심의해 반드시 입법을 완료하겠다는 계획이다.

그리고 쟁점이 컸던 55세 이상 고령자와 고소득자, 금형, 주조, 용접 등 뿌리산업에 대한 파견을 허용하는 파견법은 아예 심의 대상에서 제외했다.

이에 전문가들은 생명안전 업무에 비정규직 사용 금지 법안, 파견법 등 노동 4법 모두 고용시장에 미치는 영향이 크다는 점에서 사전 논의가 필요하다고 지적한다.

한국노동연구원 관계자는 “해당 법안과 파견법 등은 성격이 상충된다는 점에서 심의 전에 충분한 실태조사, 전문가와 이해관계자 의견 수렴 등이 이뤄질 필요가 있다”며 “고용 효과 등에 대한 치열한 논의도 없이 법안 심의 대상을 넣고, 빼는 것은 문제가 있다”고 말했다.

국회 환경노동위원회[남궁진웅 timei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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