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경제 박선미 기자 = 채소·과일을 착즙한 천연주스를 3주만 섭취해도 비만원인균이 절반으로 줄어들고 유익균은 증가하는 등 장내 미생물 분포가 확 바뀌었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또한 신체 건강뿐 아니라 심리 정서적으로도 긍정적인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 프로젝트는 휴롬과 농식품부가 어린이 식생활 개선을 위해 올 2월 체결한 업무 협약의 일환으로 진행됐다.
실험은 성인 1명과 유아 1명으로 구성된 가족 22쌍(44명)을 대상으로 이뤄졌다.
천연주스 섭취 후 전체 장내 미생물 가운데 비만의 원인으로 알려진 페르미쿠테스(Firmicutes) 문이 차지하는 비율이 천연주스를 마시기 전 41.3%에서 21일 후 21.8%로 거의 반 토막 났다.
또한 유익한 ‘단쇄지방산’(짧은 사슬 지방산)을 만드는 페칼리박테리움(Faecalibacterium) 속 세균의 점유율이 증가했다.
특히 유아의 경우 페칼리박테리움 속의 점유율이 천연주스를 마시기 전 6.2%에서 21일 후 10.7%로 두 배 가까이 늘었다.
단쇄지방산은 대장의 세포를 자극해 염증을 억제하면서 장의 구조를 개선해 면역력을 높이고 건강을 유지하는 데 중요한 역할을 한다.
이동호 교수는 “21일간의 천연주스 섭취를 통해 뚜렷한 변화가 생긴 곳은 우리 면역시스템의 70%를 차지하는 장이었다”며 “장의 건강을 책임지는 장내세균총(미생물 집단)의 다양성이 평균 5.1% 증가하며 장내 미생물 분포가 확 바뀌었다”고 설명했다.
천연주스는 설사, 변비 등 배변증상 개선에도 효과가 큰 것으로 나타났다. 유아의 94%, 성인의 73%가 배변 호전증상을 보였다.
특히 유아에게 천연주스의 효과는 더욱 뚜렷했다. 소화불량이 있던 유아 15명 중 한 명을 제외한 전원(93%)이 증상이 개선됐고, 편식을 했던 유아 22명 중 20명(91%)이 편식이 완화됐다.
아울러 천연주스는 아이의 심리상태에도 긍정적인 영향을 미친다는 연구결과가 나왔다.
최애나 배재대 심리철학상담학과 교수에 따르면, 그림검사 평가 결과 프로젝트 참가자 전원의 공격성 점수가 감소됐다. 반면 유아들의 자아존중감과 자아효능감 점수는 증가하는 경향을 보였다.
자아효능감은 어떤 문제를 잘 해결할 수 있다는 자기 능력에 대한 평가다. 최 교수는 “천연주스 섭취 후 나타난 긍정적인 신체적 변화가 심리·정서적인 면에도 영향을 끼친 것”이라고 분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