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러나 손연재를 둘러 싼 몇 가지 특혜 의혹에 대해서는 여전히 불편한 불씨가 꺼지지 않고 있다.
손연재가 ‘최순실 게이트’와 관련한 특혜 의혹을 받기 시작한 것은 ‘피겨 여왕’ 김연아(26)의 ‘늘품체조 시연회’ 불참으로 인한 피해 주장이 나오면서부터다.
▲의혹① ‘늘품체조 시연회’ 참석이 잘못인가
당시 늘품체조 시연회에는 박근혜 대통령이 참석했고, 그 자리에 손연재와 양학선 등 국내 남녀 체조 스타들이 함께 했다. 김연아는 이 행사에 불참해 문화체육관광부로부터 미운털이 박혀 불이익을 감수해야 했고, 손연재는 특혜를 받았다는 주장이 나왔다.
손연재 측은 이에 대해 “2년 전쯤, 대한체조협회와 문체부로부터 대통령과 문체부장관이 참석하는 국가적 체조행사에 손연재 선수가 참석해 달라는 요청을 받았다. 대한민국을 대표하는 체조 선수로서 정부가 역점을 두고 추진하는 체조 행사에 선의를 갖고, 체조 보급에 기여한다는 마음으로 참석하게 됐다”고 밝혔다.
국가적 행사, 그것도 체조 행사에 참석한 것은 잘못이 아니다. 손연재는 ‘선의’를 갖고 그 자리에 나갔을 가능성이 매우 높다.
이후 손연재는 2014년과 2015년 2년 연속 대한체육회 체육상 최우수상을 수상했고, 올해에는 체육회 대상을 받았다. 대한체육회 체육상 대상은 지난 10년간 올림픽 금메달리스트에게 주는 게 관례였다. 손연재는 2012 런던 올림픽에서 메달 획득에 실패했다.
이에 대해서도 “손연재는 2015년 광주하계유니버시아드에서 금메달 3개(개인종합·후프·볼), 은메달 2개(곤봉·리본)를 획득했고, 제7회 아시아선수권대회에서는 금메달 3개, 은메달 1개, 동메달 1개를 획득하는 등 대상 수상 후보로서 손색이 없는 활약을 펼쳤다. 대한체육회의 선정에 따라 수상을 했다”고 밝혔다.
손연재가 꾸준한 기량 발전을 통해 한국 리듬체조 역사의 한 페이지를 장식한 것은 맞다. 다만 대한체육회의 대상 선정 기준이다. 김연아는 ‘나이가 어리다’는 이유로 배제됐고, 금메달을 목에 건 올림픽 영웅들은 외면 받았다. 의혹이 말끔히 사라지지 않는다. 상을 주는 데 거부할 선수는 없다.
▲의혹② 왜 하필 차움 병원인가
손연재는 ‘최순실 게이트’로 논란이 된 차움 병원 방문 사실이 드러났다. 감사의 표시로 돌린 ‘떡’이 공개되면서다. 차움 병원은 최 씨와 언니 최순득 씨가 자주 이용한 곳이고 이들과 함께 박 대통령이 ‘길라임’이라는 예명으로 방문을 했다는 의혹을 사고 있는 곳이다.
손연재 측은 “운동선수는 대개 크고 작은 부상을 안고 산다. 손연재 역시 고질적인 건강 문제로 국내에 체류할 때마다 차움 뿐 아니라 유명 재활병원과 한방병원 등 여러 의료기관에 다녔다. 차움에는 2014년 초부터 건강검진과 체조선수에게 이상적인 식단구성에 대한 도움을 받고자 방문했다. 검진과 약 처방 및 치료비를 정상적으로 수납했다”고 해명했다.
차움 병원은 VVIP 고객만 대상으로 진료를 제공하는 영업 전략을 펴왔다. 부유층 대상 프리미엄 의료서비스를 제공해온 병원에서 건강검진과 식단구성을 받아야 했을까. 그것도 정확히 2014년부터.
손연재 측은 ‘비인기종목에 투신해 국위를 선양해 온 운동선수’라는 표현을 쓰며 “명예에 흠집을 내는 일이 발생하지 않길 바란다”고 간곡히 부탁했다.
올해 8월 리우데자네이루 올림픽 참가 당시 한 장의 사진이 또 다른 특혜 의혹을 부추겼다. 바로 손연재 어머니가 목에 걸고 있는 AD카드(상시 출입카드) 사진이다.
AD카드는 취재진을 비롯해 올림픽 선수단 및 관계자들에게 제한적으로 발급되는 출입증이다. 그런데 당시 손연재 어머니의 목에 걸린 AD카드는 ‘4,5,6’ 출입구역을 자유롭게 다닐 수 있는 출입증이다.
리우 올림픽 당시 일부 선수단에 미지급된 AD카드는 경기력 저하를 일으켰다는 공분을 사며 뜨거운 논란이 됐다. 여자배구대표팀 선수단은 AD카드가 부족해 에이스였던 김연경이 통역까지 맡는 황당한 해프닝이 있었고, 김종 전 문화체육관광부 차관으로부터 출전 포기 협박을 받았다는 의혹이 제기된 박태환도 AD카드 3장을 신청했으나 1장밖에 받지 못했다.
올림픽 관계자가 아닌 특정인의 목에 걸린 AD카드는 충분히 특혜 의혹을 일으킬 수 있는 부분이다. 하지만 손연재 측은 이와 관련해서는 이번 입장 표명을 통해 해명하지 않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