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플면] 전인지, 38년 만에 LPGA 대기록…'슈퍼루키'의 탄생

2016-11-21 07: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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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인지. 사진=연합뉴스 제공]

[베어트로피를 품에 안은 전인지. 사진=LPGA 제공]

아주경제 서민교 기자= 전인지(22·하이트진로)가 극적인 마지막 홀 역전 버디 퍼트로 38년 만에 ‘슈퍼 루키’의 탄생을 알렸다. 미국여자프로골프(LPGA) 투어에서 한 시즌에 신인상과 최저타수상(베어트로피)을 동시에 수상한 것은 1978년 낸시 로페즈(미국) 이후 전인지가 처음이다.

전인지는 세계랭킹 1위 리디아 고(19·뉴질랜드)를 제치고 2016시즌 LPGA 투어 평균 최저타수상인 베어트로피를 품에 안았다. 올 시즌 신인상과 함께 2관왕 달성에 성공한 전인지는 시즌 최종전을 화려하게 장식했다.

전인지는 21일(한국시간) 미국 플로리다주 네이플스의 티뷰론 골프클럽(파72·6540야드)에서 열린 CME그룹 투어 챔피언십 최종라운드에서 2언더파 70타를 쳐 합계 13언더파 275타로 단독 7위에 올랐다.

이번 대회는 우승 여부를 떠나 시즌 평균 최저타수 타이틀이 걸린 중요한 경기였다. 전인지는 이 대회 전까지 평균 타수가 69.632타로 리디아 고(69.611타)에 뒤진 2위를 기록 중이었다. 평균 최저타수상을 받기 위해선 이번 대회에서 2~3타를 앞서야 역전 타이틀 획득이 가능했다.

경쟁은 치열했다. 이날 리디아 고는 전반에 보기 1개와 더블보기 1개를 적어내 흔들렸으나, 후반 10번홀부터 3개 홀 연속 버디를 잡은 데 이어 16번홀에서도 버디를 낚아 2타를 줄였다. 반면 전인지는 14번홀까지 버디 2개와 보기 1개, 더블보기 1개로 1타를 잃고 있었다.

극적인 역전 드라마는 마지막 3개 홀을 남기고 펼쳐졌다. 전인지와 리디아 고가 나란히 16번홀(파3)에서 버디를 기록한 뒤 17번홀(파5)부터 희비가 엇갈렸다. 전인지가 다시 버디를 잡는 사이 리디아 고가 보기를 기록하면서 승부는 마지막 홀까지 이어졌다.

18번홀(파4)을 앞두고 평균 타수는 0.001타 차. 리디아 고가 파 세이브로 막았으나, 전인지가 3m 버디 퍼트를 침착하게 성공시켜 대역전극을 완성했다. 16번홀부터 3연속 버디 쇼를 펼친 전인지가 마지막 버디 퍼트를 성공시킨 순간 리디아 고도 다가와 뜨겁게 포옹하며 축하를 아끼지 않았다.

전인지는 올 시즌 18번홀 평균 69.583타를 기록해 평균 69.596타를 친 리디아 고를 0.013타 차로 제치고 최저타수상의 영예를 안았다. 지난달 신인상 수상에 이은 쾌거다.

전인지는 올해 최고의 시즌을 보냈다. 시즌 마지막 메이저대회 에비앙 챔피언십에서 72홀 역대 메이저 최소타(21언더파 263타) 기록을 세우며 우승컵을 들어 올리는 등 톱10에 11차례 이름을 올렸다.

올 시즌 초반 부상을 극복하고 이룬 성과였기 때문에 더 값졌다. 전인지는 지난 3월 HSBC 챔피언스를 앞두고 싱가포르 공항에서 동료가 놓친 짐 가방에 부상을 당해 한 달간 대회를 접었다. 또 지난달 KB금융 스타챔피언십 도중 허리 통증으로 기권을 하기도 했다. 하지만 전인지는 부상을 극복하고 최종전에서 대기록을 작성하며 위대한 신인으로 우뚝 섰다.

전인지는 대회가 끝난 뒤 “전반에 경기가 풀리지 않아 리디아와 후반에 멋진 라운드를 하자며 하이파이브를 했다”며 “내 경기에 집중해 좋은 결과를 얻었다”고 소감을 밝혔다. 이어 “도전적인 퍼트였고, 도전 의식을 갖게 해준 상이다. 여기에 안주하지 않고 레전드 반열에 오르는 선수가 되겠다”고 다짐했다.

한편 지난해 올해의 선수상과 상금왕을 받았던 리디아 고는 이번 대회에서 최종합계 11언더파 277타로 공동 10위에 그치며 타이틀 3개를 모두 놓쳤다. 최저타수상은 전인지에게 내줬고, 올해의 선수와 상금 부문에서도 에리야 쭈타누깐(태국)에게 밀려 2위에 머물렀다. 쭈타누깐은 14언더파 274타를 적어내 공동 4위로 대회를 마감하며 올해의 선수상과 상금왕을 석권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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