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찰, 최순실·안종범·정호성 구속기소...중간수사 결과 발표(종합)

2016-11-20 15: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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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순실, 직권남용 권리행사방해 등 혐의...제3자 뇌물수수는 빠져

20일 오전 최순실게이트 븍별수사본부(본부장 이영렬 지검장)는 서울지검 브리핑룸에서 최순실(60)씨와 안종범 전 청와대 정책조정수석, 정호성 전 부속비서관을 일괄기소하면서 중간수사결과를 발표하고 있다.[남궁진웅 기자, timeid@ajunews.com]


아주경제 유선준 기자 = 검찰이 미르·K스포츠재단에 대기업들이 거액을 출연하도록 압박한 혐의(직권남용 권리행사방해 공범) 등으로 현 정부 '비선 실세' 최순실씨를 구속기소했다.

아울러 두 재단의 강제 모금을 실질적으로 주도한 안종범 전 청와대 정책조정수석, 최씨에게 청와대와 정부 부처 문건을 넘겨준 혐의(공무비밀누설)를 받는 정호성 전 부속비서관도 재판에 넘겨졌다.

다만 검찰은 두 재단 설립과정에서 정부에 대가를 바라고 800억원에 가까운 거금을 출연한 의혹을 받는 대기업들에겐 "불이익이 두려워 강제 모금에 동참한 것"이라며 제3자 뇌물수수 혐의를 일단 적용하지 않았다. 
검찰 특별수사본부(본부장 이영렬 서울중앙지검장)는 20일 오전 11시 최씨, 안 전 비서관, 정 전 비서관 등 핵심 피의자 3명을 상대로 한 중간 수사 결과를 발표했다.

검찰에 따르면 최씨는 박 대통령을 통해 안 전 수석을 조종해 작년 10월과 올해 1월 순차적으로 출범한 미르재단과 K스포츠재단에 53여개 대기업이 774억원을 강제로 출연하도록 한 혐의(직권남용 권리행사방해)다.

미르재단의 경우 단 일주일 만에 기업별 분담금이 결정됐고, 애초 300억원이던 기금 모금 목표액이 500억원으로 갑자기 증액됐다는 의혹도 사실로 확인됐다.

또 최씨는 작년 롯데그룹에 추가 기부를 요구해 70억원을 받았다가 돌려주는 등 일부 대기업에 접근해 두 재단 출연금과 별도의 추가 기부를 강요한 혐의(직권남용 및 강요)도 받는다.

최씨는 K스포츠재단의 이권에 개입하기 위해 더블루케이를 세웠고 롯데 등 대기업의 지원을 받아 체육시설을 세우고 나서 운영과 수익 사업을 독식하려는 계획을 세운 것으로 드러났다.

최씨 측은 현대차가 자신이 실소유주인 더 플레이그라운드에 62억원 어치의 광고를 주도록 강요한 혐의(직권남용 및 강요)도 받는다.

최씨와 안 전 수석은 포스코 계열 광고사 포레카 지분 강탈을 시도하고 포스코에 펜싱팀 창단을 강요한 것으로도 확인됐다. 또 공기업 GKL에는 장애인 펜싱팀을 창단하도록 강요하고 더블루케이를 대행사로 끼워넣었다.

최씨와 안 전 수석이 KT에 이동수씨 등 차은택 측근들을 자리에 앉히고 68억원가량의 광고를 내주도록 강요한 사실과 관련해 검찰은 직권남용 및 강요 혐의를 적용해 기소했다.

검찰은 최씨가 지배하는 회사인 더블루케이가 실제 연구용역을 수행할 능력이 없으면서도 K스포츠재단에서 각각 4억원과 3억원씩 용역을 제안한 것과 관련해 최씨에게 사기미수 혐의를 적용했다.

최씨와 함께 구속기소된 안 전 수석은 포스코 계열 광고사 강탈, 차씨 측근의 KT 전무 발탁, 최씨와 차씨가 지배한 광고기획사 더 플레이그라운드에 일감 몰아주기 등에서 부당한 영향력을 행사한 혐의다.

안 전 수석의 모든 범죄 행위는 최씨 혹은 차씨를 비롯한 최씨 측근 인사들의 이권 챙기기를 도운 결과가 됐다.

검찰이 확보한 안 전 수석의 업무 수첩과 '체크 리스트'에는 두 재단 및 최씨의 각종 이권 사업과 관련한 '대통령 지시 사항'이 다수 적혀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이와 별도로 검찰은 이날 청와대와 정부 문서 다량 유출한 혐의로 정 전 비서관을 함께 구속기소했다.

앞서 검찰은 최씨가 사용한 것으로 드러난 태블릿PC 내 문서 50여건 외에도 최씨 주거지와 비밀 사무실 등지를 압수수색하는 과정에서 추가로 사본 형태 정부 문서를 다수 발견했다.

또 검찰은 최씨 측에게 출연금을 건넨 대기업들에게 제3자 뇌물수수 혐의를 일단 적용하진 않지만 향후 출연금에 대한 성격을 정밀하게 분석하겠다는 방침이다.

이날 검찰은 "두 재단에 대기업들이 출연했는데 뇌물이라기보다는 강압에 의해서 출연했다고 봐서 직권남용으로 했다"며 "공소장에 빠진 부분 의혹이 있을 수 있는데 그건 계속 수사할 것"이라고 밝혔다. 

다만 검찰은 롯데그룹의 K스포츠재단 70억원 추가 기부 및 반환에 대해 '대가성 여부'가 드러나지 않은 것으로 판단하고 사실상 무혐의 처분을 내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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