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7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메리츠종금증권은 전날 메리츠금융지주에서 보유해 온 메리츠캐피탈 지분 100%를 인수하기로 결정했다.
메리츠종금증권은 이를 통해 현재 업계 9위 수준인 자기자본을 2조2000억원까지 늘려 하나금융투자를 제치고 8위로 올라서게 된다.
이 증권사는 2015년 아이엠투자증권을 인수한 데 이어 같은해 8월에는 4141억원 규모 유상증자를 단행해 초대형 IB로 도약하기 위한 발판을 다졌다.
한국투자증권 역시 자본확충에 나서고 있다. 앞서 15일 모기업인 한국금융지주는 2000억원 규모 회사채를 발행해 계열사인 한국투자증권 자기자본 확충에 사용한다고 공시했다.
삼성증권도 마찬가지다. 11일 삼성생명에 자사주 2900억원어치를 팔아 유상증자와 같은 효과를 거뒀다. 삼성증권은 이번 매각으로 자기자본을 3조8000억원으로 불렸고, 업계 3위 자리를 되찾았다.
그러나 순위 바뀜은 또 예고돼 있다.
미래에셋대우와 미래에셋증권, KB투자증권과 현대증권이 합병을 마무리하면 업계 순위에 지각변동이 일어날 전망이다. 단숨에 미래에셋대우가 1위로 올라서고, NH투자증권은 2위로 밀려나게 된다. 하위권에서는 키움증권이 10위권에 새로 이름을 올릴 예정이다.
증권사가 자기자본을 늘리면 더 많은 영역에서 독점적으로 사업을 영위할 수 있다. 현재까지 10대 증권사 가운데 하나금융투자, 대신증권을 제외한 모든 증권사가 합병이나 증자, 지분 인수를 통해 자본을 확충한다는 계획을 밝혔다.
반면 상대적으로 자본확충 여력이 없는 중소형 증권사는 업계에서 소외되는 분위기다. 크라우드펀딩을 비롯한 중소형 증권사만이 할 수 있는 특화사업으로 경쟁력을 키우는 방안을 찾고 있지만, 쉽지 않은 상황이다.
한 증권사 관계자는 "당국이 대형화를 유도하는 바람에 자본확충 여력이 없는 중소형 증권사는 소외되는 분위기"라며 "이런 불만을 감안해 크라우드펀딩 같은 당근을 중소형사에 줬지만, 여전히 불만이 크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