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승민 "당 지도부 버티면 당 망가뜨려…전대 아닌 비대위 구성해야"

새누리당 유승민 의원이 16일 오전 새누리당 대구시당에서 기자들을 만나 질문에 답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아주경제 이수경 기자 = 여권의 차기 대선주자인 유승민 새누리당 의원은 16일 "당 지도부가 물러나지 않고 버티는 것은 하루하루 당을 망가뜨리는 일"이라고 비판했다.

이날 유 의원은 새누리당 대구시당에서 출입기자단과 티타임을 통해 이 같이 말하며 "당이 형체 없이 사라지게 될 위기인데 아직도 청와대만 바라보고 맹종하는 지도부, 보수당을 걱정하는 시민의 걱정에 어긋나는 지도부는 하루 빨리 퇴진하는 게 맞다"고 주장했다.

이정현 대표가 제안한 내년 1월 조기 전당대회 카드에 대해서는 "(당이) 형체도 없이 사라질 판인데 전당대회를 받아들일 수 없다"면서 "혁명적 변화를 추진할 수 있는 그런 비상대책위원회가 구성되는 게 맞다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다만 비대위원장 등을 맡을 생각이 있느냐는 질문에는 "참여에 대해 생각해본 적 없다"고 선을 그었다.

관련기사

• 대한체육회 노조 "유승민 당선인 축하…이제 개혁의 시간"
• 유승민 "이재명, 대통령 된 것처럼 오만하게 행동…권력욕 사로잡혀"

그러면서 "최고위가 물러나고 과도기적인 비대위가 아니라, 근본적이고 실질적인 변화를 이뤄내는 비대위가 되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박근혜 대통령을 향해서도 "개인을 생각할 게 아니라, 국가를 생각하는 충정이 조금이라도 있으면 이 문제를 해결할 결단을 내려야 한다"면서 "국민이 납득할 만한 결정을 대통령이 내리신다면 그 순간 새누리당 지도부 문제는 자연히 정리가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김무성 전 대표가 주장하는 탄핵에 대해서는 "지금 당장 탄핵 절차에 들어갈 시기가 아니다"라며 "야3당이 빨리 총리를 추천해 내각을 구성하고, 그 중간에 범죄 사실이 드러나면 탄핵 절차를 밟으면 되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유 의원은 "모든 것은 추진과정에서 대통령이 사임을 포함해 결단을 내릴 수 있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하야라는 표현은 권위주의 시대에 쓰는 표현이고 저는 대통령의 사임이라고 표현하고 싶다"고도 말했다.

원조 친박(친박근혜)로서 최순실 사태에 대한 책임론이 거론되는데 대해서도 유 의원은 "박근혜 정부의 탄생에 책임이 있는 사람으로서 대구경북의 국회의원, 새누리당 의원으로서 대구경북 시도민께 진심으로 사과의 말씀을 드린다"고 말했다.

이어 "제가 만약 최순실의 국정농단을 조금이라도 알았더라면, 결코 가만히 있지 않았을 것"이라며 "야당 일각에서 저를 엮으려고 하는 저급한 정치공세에 단호하게 대응할 생각"이라고 날을 세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