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자료=중국 교통운수부]
아주경제 배인선 기자 =미국과 중국, 'G2'(주요 2개국)간 '인프라 전쟁'이 시작됐다. 하지만 인프라 투자 방면에서 미국이 중국을 따라잡기는 어려워 보인다.
미국 대통령에 당선된 도널드 트럼프는 대선 기간 10년간 1조 달러(약 1170조원)를 미국 인프라 투자에 쏟아 붓겠다고 약속했다. 하지만 인프라 투자 규모로 보면 중국에 한참 못 미치는 수준이라고 블룸버그 통신은 14일 보도했다.
블룸버그 추산에 따르면 중국은 지난 10년 동안 교통, 저수, 발전, 수질보존 등 인프라 사업에 모두 11조 달러를 투입했다. 안정적인 경제성장을 떠받치기 위한 방편으로 정부 주도로 공격적인 인프라 설비 투자를 강화하고 있는 것으로 풀이된다.
대표적인 분야가 바로 고속철을 비롯한 교통 인프라 분야다. 현재 중국은 세계 최대 고속철 국가다. 현재 중국에 깔린 고속철 운행구간은 2만㎞를 돌파했다. 전 세계 고속철 구간의 60%를 차지하는 수준이다. 중국은 오는 2020년까지 3만㎞, 2030년까지 4만5000㎞까지 고속철 운행구간을 늘릴 계획이다.
국가발전개혁위원회(발개위)에 따르면 중국은 지난 수년간 매년 8000억 위안(약 137조원)을 철도 건설 분야에 쏟아부었다. 이 추세대로라면 2020년까지 5년간 4조 위안을 철도 건설에 투입할 것으로 관측된다.
중소 지방도시에서는 지하철 건설 붐도 일고 있다. 발개위에서 올 1~8월 9개 도시 지하철 건설사업을 승인했는데 예상 투자액만 4571억 위안(약 80조원) 어치다. 지난해에도 약 8147억 위안 어치 지하철 사업을 승인했다.
중국은 오는 2020년까지 중소 지방도시에 40~60개 지하철 건설사업을 추가로 승인해 오는 2020년까지 전국 100개 도시에서 지하철이 건설 혹은 확충될 것으로 예상된다.
민용공항 건설도 활발하게 이뤄지고 있다. 교통운수부에 따르면 중국 내 민용공항 수는 2011년 180곳에서 지난해 말 기준 210개로 늘었다. 중국은 올해부터 5년간 민용공항 수를 56개 추가로 늘릴 계획이다. 미국이 마지막으로 신규 공항이 건설된게 지난 1995년인 것과 대조된다.
다만 중국의 과도한 인프라 투자에 따라 급증하는 부채, 인프라 투자의 비효율성 등은 문제점으로 지적된다.
앞서 영국 옥스퍼드대 사이드경영대학원은 연구보고서에서 중국이 지난 24년간 도로, 철도, 교량 등에 투자한 인프라 사업의 절반 이상이 새로운 경제적 가치를 창출하기보다는 그 가치를 깎아먹고 있다고 주장했다.
보고서에 따르면 중국의 교통 인프라투자의 75%가 과도한 부채에 허덕이고 있으며, 건설된 도로의 33%는 여전히 정체가 계속되고 있고, 41%는 이용도가 턱없이 낮은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28조2000억 달러에 이르는 중국 부채의 3분의 1이 이런 과도한 인프라투자에서 초래된 것으로 추정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