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말, 책을 만나다] 노력엔 보상이 따른다?…'인내'에도 인식 변화가 필요해

2016-11-09 1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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좋아하는 일만 하며 사는 법 | 왜 다시 도요타인가 | 잡학 콘서트 - 핵, 과학이 만든 괴물

아주경제 박상훈 기자 =밀린 집안일, TV리모콘과의 손가락 씨름, 아이들과 놀아주기 등 주말·휴일엔 '의외로' 할 일이 많아 피곤해지기 일쑤다. 그렇지만 책 한 권만 슬렁슬렁 읽어도 다가오는 한 주가 달라질 수 있다. '주말, 책을 만나다'에서 그런 기분좋은 변화를 느껴보는 것은 어떨까.


◆ '좋아하는 일만 하며 사는 법' 고코로야 진노스케 지음 | 정혜주 옮김 | 동양북스 펴냄
 

'좋아하는 일만 하며 사는 법'                                                                                                 [사진=동양북스 제공]



"좋은 사람인 척하는 걸 그만두었더니 일도 잘 풀리고 일상이 즐거워지더군요. 좋은 사람인 척하고 있기 때문에 싫은 사람들이 모여드는 겁니다. 자기감정에 솔직해지면, 다시 말해 미운 사람이 되기로 마음먹으면 좋은 기운과 함께 좋은 사람이 주변에 모여들게 됩니다."(본문 164쪽)

퇴근 시간이 지났지만 상사 눈치를 보느라 쓸데없이 야근을 하고, 음악하는 게 꿈이지만 부모의 기대에 부응하느라 공무원 시험을 준비하는 사람들…. 우리 주변엔 자신이 원하는 삶보다 남이 원하는 삶을 살고 있는 사람들이 많다. 

일본의 인기 심리 상담사인 고코로야 진노스케는 현대인들이 일과 인간관계를 힘들어하는 근본적인 이유를 '참고 애쓰는 습관'에서 찾는다. '열심히 하면 반드시 보상이 따른다' '참는 자에게 복이 온다' 등 우리 사회에 만연해 있는 관념도 문제지만, 그런 흐름에 떠밀려 자기감정을 잃고 스스로의 가치를 평가절하 하는 것이 더 큰 문제라는 것이다. 

저자는 남들에게 인정받기 위해 좀 더 노력하고, 싫어도 좋은 척 연기하며 살아왔던 자신의 과거를 고백하며 "자기희생을 하며 억지로 참다 보니 주변에 싫은 사람과 하기 싫은 일들이 잔뜩 넘쳐나는 경험을 했고, 그 경험을 통해 우리에게 필요한 건 인내심이 아니라는 사실을 깨달았다"고 말한다.

19년간 회사원으로 지냈던 저자가 '인내'에 대한 인식 변화를 거친 후 집중하기 시작한 것은 '어떻게 하면 참을 수 있을까?'가 아니라 '어떻게 하면 내 마음대로 살 수 있을까?'였다. 그런 고민의 결과는 이 책에 '가치는 매겨지는 게 아니라 정하는 것' '책임감이라는 덫에서 벗어나기' '남에게 피해를 주는 건 당연지사' 등 '자신'의 마음을 돌보는 방법으로 소개된다. 

예의 바르게 행동하고, 타인을 배려하고, 미움받지 않도록 노력하는 것도 물론 중요하지만 거기에 에너지를 쏟다 보면 정작 자신이 원하는 삶이 멀어진다는 저자의 조언을 흘려들을 수는 있다. 그렇지만 "우선, 하기 싫은 일부터 멈추라"는 경고에는 정신이 번쩍 드는 책이다. 

240쪽 | 1만3000원


◆ '왜 다시 도요타인가' 최원석 지음 | 더퀘스트 펴냄

 

왜 다시 도요타인가                                                                                                             [사진=더퀘스트 제공]



한국 경제에 '퍼펙트 스톰'(세계 경제가 동시에 위기에 빠져 대공황이 초래되는 상황)이 몰려온다는 분석과 함께 1997년 국제통화기금(IMF) 외환위기, 2008년 모기지 채권발 금융위기 등 이른바 '10년 주기 위기설'이 현실화할 것이라는 전망도 나오고 있다. 성장은커녕 생존 자체를 걱정해야 하는 기업들이 늘어나고 있다. 

일본의 도요타자동차는 이런 위기를 우리보다 먼저 겪었다. 2010년 '렉서스' 차량 결함으로 1000만대 리콜이라는 사상 초유의 사태를 맞은 도요타는 미국의 리먼 브러더스 쇼크 등으로 실적급락을 체감했고, 동일본 대지진과 태국 대홍수로 생산시설까지 무너졌다. 

이같은 전시상황에 사장으로 취임한 이는 창업가 가문의 손자 도요다 아키오 사장이었다. 그는 바닥에서 다시 시작하겠다고 결의하며 "원점으로 돌아가자"(Back to the Basic)고 선언했다. 

기업들이 위기를 헤쳐나가는 방식은 크게 두 가지다. 하나는 위기란 건 알고 있지만, 그것이 얼마나 심각한지, 그리고 해결하려면 뭘 어떻게 건드려야 하는지 제대로 연구하지 않고 대증요법을 쓰거나 문제를 뒤로 미루는 것이다. 다른 하나는 문제점을 깊이 성찰한 뒤 장기적 관점의 해결책을 준비하고, 고통을 감내하고라도 그 해법을 뚝심있게 추진하는 것이다. 도요타는 후자의 길을 걸었다.

도요다 사장 취임 이후 7년이 지난 지금 도요타는 매출 310조, 영업이익 31조라는 경이적인 기록으로 세계시장 1위를 재탈환했고, 아시아 기업 최초로 '2016년 글로벌 100대 브랜드' 5위에도 이름을 올렸다. 

도요타는 여기에서 멈추지 않았다. 지난 4월 '제2의 창업'이라고까지 불렸던 대대적인 조직 개편을 통해 독립성·효율성을 높였고, 공장 현장직을 임원으로 올리거나 외부 발탁도 망설이지 않는 등 현장 경험과 실력을 최우선시했다. 사무·기술직을 대상으로 대단위 재택근무제를 실시하고, 생산라인 젊은 노동자들의 임금을 높인 것도 가히 혁신적이었다. 

이 책은 도요타가 바닥을 찍고 다시 최고가 되기까지의 7년 투쟁을 상세하게 조명하지만, 한편으론 위기에 빠졌을 때마다 환골탈태하는 척하며 여론이 잦아들기만을 바라는 국내 일부 기업들을 점잖게 꾸짖는다. 

368쪽 | 1만6000원


◆ '잡학 콘서트 - 핵, 과학이 만든 괴물' 공공인문학포럼 지음 | 스타북스 펴냄

 

'잡학 콘서트'                                                                                                                     [사진=스타북스 제공]



북한이 미사일을 발사하고 핵실험을 반복적으로 해도 우리 사회엔 '설마 전쟁이 또 나겠어?' '아무리 그래도 북한은 핵을 못 쏴' 등의 반응이 심심치 않게 나오는 것이 사실이다.

혹자는 이를 '핵 불감증'이라며 지적하지만, 정작 문제인 것은 '핵'에 대한 변변한 교양서가 나와 있지 않다는 것이었다. 

공공인문학포럼은 이같은 상황에 공감하며 핵무기는 어떻게 탄생했는지, 북한 핵의 실상은 어떤지, 북한이 서울을 공격한다면 어떤 상황이 될지, 왜 북한은 핵확산금지조약(NPT)을 지키지 않고 핵무기를 개발하는지 등에 대한 기초 상식서 집필에 몰두했다.

'잡학 콘서트' 시리즈의 첫째인 이 책은 자칫 어렵게 느껴질 수 있는 원자력, 핵무기, 최신 병기 관련 용어와 명칭을 알기 쉽게 풀이하는 등 과학의 문턱을 낮췄다. 또한 '영화 속의 핵무기' 섹션을 따로 마련해 핵의 폐해를 가깝게 느낄 수 있도록 했다. 

2006년 10월 북한의 첫 핵 실험부터 지난 9월 다섯 번째 핵 실험까지를 되짚으며 북한의 속내와 최악의 시나리오를 예상해보는 대목과 은하 3호·광명성 4호 등 북한 미사일의 기술력을 분석하는 부분 등도 눈길을 끈다. 

부록으로 첨부된 NPT 전문, 핵 개발·원자력 관련 연표, 남북한 최신 군사 전력 비교 등도 교양서로의 역할에 충실한 자료이다.

368쪽 | 1만5000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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