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 신공항' 선정 1년, 땅값·거래량 ‘수직상승’…민영화·환경문제 등 잡음은 여전

2016-11-08 14: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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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공항 예정 부지인 성산읍 땅값 올해만 9.44% 뛰어

민영화·환경문제 등 문제제기로 오는 2025년 개항 '먹구름'

지난 7월 감정가의 6배가 넘는 가격에 낙찰된 제주 서귀포시 성산읍 수산리 임야. [사진=아주경제DB]


아주경제 김종호 기자 = 정부가 제주 신공항 부지로 서귀포 신산리를 선정한 지 1년이 지났다. 이 기간 외지인 투자유입 등에 따라 공항 예정 부지 인근 토지거래가 급증하면서 해당 지역 땅값은 전국에서 가장 높은 수준으로 뛰었다. 그러나 예정지 주변에서 천연굴이 발견되고 국정감사에서 민영화 문제가 대두되는 등 제주 신공항을 둘러싼 각종 잡음은 여전한 모습이다.

8일 국토교통부에 따르면 올해 3분기 누적 기준(1~9월) 제주 서귀포시의 지가변동률은 7.48%로 전국에서 가장 높은 상승률을 기록했다. 이는 전국 평균 상승률(1.97%) 대비 네 배 가까이 높은 수준이다.
특히 신공항 예정 부지인 신산리가 속한 성산읍의 땅값이 9.44%나 크게 뛰었다. 인근에 위치한 표선면(10.03%)과 남원읍(8.96%) 등도 전국 평균을 크게 상회했다.

가격 상승을 이끈 원동력은 거래량 증가였다. 개발이익 등을 노린 외지인의 투자자금이 크게 유입되면서 올해 3분기까지 제주 내 토지거래량은 5만4561건으로 최근 5년 동기 평균과 비교해 53.1% 급증했다.

성산읍사무소 인근 S공인중개업소 대표는 “신공항이 들어설 부지 주변은 현재 토지거래허가구역으로 설정돼 매매가 어려운 상황이지만, 설정 구역 이외 인근 토지 등에 대한 문의가 끊이질 않고 있다”며 “특히 거래가 어려운 구역에서는 경매를 통한 매매가 이뤄지며, 낙찰가가 치솟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실제 지난 7월 제주 서귀포시 성산읍 수산리 1395㎡ 규모 임야는 감정가 1395만원의 6배가 넘는 9034만원(648%)에 주인을 찾았다. 주변에 도로가 없는 맹지라고 해도 낙찰가율이 500%가 넘는 사례를 쉽게 볼 수 있다는 것이 현지 공인중개업자의 전언이다.

그러나 제주 신공항 부지 선정 이후 1년이 지났음에도 여전히 자연환경 파괴 우려와 민영화 의혹 등을 둘러싼 잡음은 지속되고 있다.

제주환경운동연합은 지난달 15일 신공항 예정지에서 서쪽으로 약 300m 거리에 위치한 ‘모남괴굴’에 대한 실태조사를 벌인 뒤, 동굴 내부가 천연기념물 제467호인 ‘수산굴’과 연결됐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제주환경운동연합의 한 관계자는 “성산읍 내륙지구는 용암동굴지대여서 공항을 건설하려면 지반을 부수고 토사로 매꾸는 작업이 필요하다”며 “모남괴굴의 존재 등을 누락한 ‘제주 공항인프라 확충 사전타당성 연구용역’은 부실 용역”이라고 강조했다.

이와 함께 지난 달 열린 국회 국토교통위원회 국정감사에서는 전현희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직접 확보한 현대건설의 민자사업 검토문건을 제시하며 신공항 민영화 의혹을 제기했다.

또 같은 당 이원욱 의원은 현재 수요증가 추세라면 신공항 건설 뒤에도 제주공항은 포화 상태가 지속될 것이라며 엉터리 수요예측에 대한 대책을 촉구하기도 했다.

이에 대해 국토부는 제주 신공항 건설을 민자사업이 아닌 정부 재정으로 추진한다는 방침을 재확인했으나, 사전타당성 연구용역 부실과 환경파괴 우려 등 문제제기에 따라 예비타당성 조사 지연 등 가능성을 완전히 배제할 수는 없는 상황이다.

국토부 관계자는 “기획재정부가 올 초 착수한 예비타당성 조사를 현재 정상적으로 진행 중이며, 연내 결과가 나오는 대로 내년 상반기 기본계획 수립 등을 차질 없이 추진할 계획”이라면서 “오는 2025년 개항이라는 목표에는 변함이 없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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