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경제 윤은숙 기자 =일본의 3대 선사인 NYK(니폰유센), K라인(가와사키기센), MOL(미쓰이OSK)이 각각 컨테이너 부문만을 떼어내 이들을 합병하기로 했다고 31일 니혼게이자이 신문이 보도했다.
합작회사의 글로벌 시장 점유율은 7%에 달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는 세계 6대 수준으로, 아시아에서는 중국 원양해운에 이어 2위다. 이들 3사는 이날 보도자료를 통해 컨테이너 부문에서 독자적으로 사업하는 데 한계가 있어 합병을 결정했다고 밝혔다.
2008년 금융위기 이후 물동량 감소와 과잉 공급으로 운임이 추락하면서 해운사들의 위기는 가속화되고 있다. 한국 최대 해운사인 한진해운은 주요 자산을 매각하는 등 사실상 청산 수순에 접어들었으며 세계 1위인 덴마크의 머스크라인도 비용절감을 위한 구조조정을 하고 있다. 비용절감과 경쟁력 향상을 위해 독일 하팍로이드, 프랑스의 CMA CGM 등 주요 선사들도 규모가 작은 라이벌 기업들을 인수하고 있다.
그러나 통합을 통한 비용 절감만으로 해운회사들이 생존에 성공할 것이라는 보장도 없다는 것이 가장 큰 문제라고 니혼게이자이는 지적했다.
◆ 줄어드는 세계무역량…새로운 비즈니스 모델 발굴해야
해운회사들을 합병으로 밀어넣는 것은 지속적으로 느려지는 세계 무역의 증가율이다. 2008년의 금융위기 당시까지는 무역증가율이 경제 성장률을 웃도는 것이 보통이었다. 그러나 2012년 이후로 상황은 바뀌었다. 세계무역기구 (WTO)가 지난달 27일 발표한 2016년 세계교역량 증가율 예상은 지난해 대비 1.7% 늘었다. 이는 올해 세계경제성장률 예상치인 2.2%를 밑도는 것이다.
이처럼 국제적 물동량 감소하는 원인 중 하나로 중국 등 신흥국의 생산기술의 발전이 꼽힌다. 중국과 동남아시아국가연합 (ASEAN)은 최근 현지 기업의 기술력이 높아지면서 기존 수입에 의존해온 부품 및 원자재를 국내에서 생산하는 비율이 높아지고 있다.
신흥국의 소득수준이 높아져 선진국과의 임금 격차도 줄어드는 것도 이유다. 결국 인건비가 싼 나라에서 물건을 만들어 선진국에 수출하는 양도 줄어든 것이다.
여기에 전 세계적으로 비관세 장벽을 둘러싼 갈등이 계속되면서 보호무역주의가 부상하고 있다. 미국 대선에서 인기를 얻는 것은 보호무역 공약들이며, 유럽의 단일시장도 브렉시트 등으로 흔들리고 있다.
세계경제성장률이 플러스를 유지하고있는만큼 물량 자체가 줄어들고있는 것은 아니다. 세계적 무역량은 줄어들지만, 전자상거래 활성화 등으로 역내의 물류량은 늘어나고 있다. 미국 페덱스의 경우 올해 6~8월 항공화물 부문의 매출이 정체에도 불구하고, 육상 운송 부문의 매출이 지난해 같은 기간 대비 12%나 늘었다.
때문에 해운회사들도 변화하는 무역환경에 맞춰 새로운 비즈니스 모델을 구축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고 니혼게이자이는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