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은경이 뽑은 별별 명장면] ‘걷기왕’ 조금 느려도 괜찮지 않을까?

2016-10-27 10: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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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걷기왕'에서 만복 역을 열연한 배우 심은경이 서울 종로구 한 카페에서 진행한 아주경제와의 인터뷰에 앞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유대길 기자, dbeorlf123@ajunews.com]

아주경제 최송희 기자 = 배우가 기억하는 작품 속 최고의 명장면은 무엇일까? 배우의 입장, 관객의 입장에서 고른 명장면을 씹고, 뜯고, 맛본다. ‘별별 명장면’은 배우가 기억하는 장면 속 특별한 에피소드와 의미에 대해 이야기를 나누는 코너다. 42번째 타자는 영화 ‘걷기왕’(감독 백승화·제작 ㈜인디스토리·공동제작 AND·제공 배급 CGV아트하우스)의 주인공 심은경이다.

영화 ‘걷기왕’은 다큐멘터리 ‘반드시 크게 들을 것’ 시리즈로 대중에게 잘 알려진 백승화 감독의 장편 영화. 선천적 멀미 증후군을 앓고 있는 여고생 만복(심은경 분)이, 경보를 통해 자아를 찾아가는 이야기를 그리고 있다. 극 중 심은경은 만사태평한 여고생 만복 역을 맡아 열연을 펼쳤다.

“스포일러긴 한데 만복이 경기를 포기하는 장면이 가장 인상 깊어요. 마음이 뭉클하더라고요. 마음 한구석을 찌르는 듯 저릿하기도 하고…. 이런 마음이 들 거로 생각지 않고 유쾌하게 끝날 거로 생각했었는데 참 ‘걷기왕’다운 엔딩이라는 생각이 들었어요. 완성된 영화를 보니까 만복의 심정과 영화의 메시지가 쏙 박히는 것 같고. 완전히 이해가 되니까, 위로받는 느낌이 들더라고요.”

배우 심은경에게 '힐링'을 안겨준 영화 '걷기왕'의 한 장면[사진=영화 '걷기왕' 스틸컷]

심은경이 명장면으로 꼽은 장면은 만복이 어렵사리 경보 대회에 참석하게 된 씬. 선천적 멀미 증후군을 앓고 있는 만복이 우여곡절 끝에 서울에서 열리는 경보 대회에 참가하게 되고, ‘열정’이라는 이름으로 자신을 내몰았던 경기를 포기하게 되는 장면이다. 영화의 주요 메시지인 ‘조금 느려도 괜찮다, 포기해도 괜찮다’는 위로 메시지가 강하게 작용하는 장면이기도 하다.

“‘걷기왕’ 시나리오를 받았을 때, 저의 고민을 정리하던 시기였어요. 이 영화를 만나고 영화가 전하려는 메시지가 크게 공감이 됐었죠. 만복의 캐릭터를 통해서 제 현실을 바라보는 기분이었어요.”

시나리오를 처음 읽었을 땐, 만복의 내레이션이 가장 인상 깊었다. 일상적인 어투와 일상적 이야기로 “천천히 걸어도 괜찮지 않을까?”하고 건네는 말은 심은경에게 위로가 되었다. “뭉클함이 극대화되는 느낌”이었다고.

“슬럼프를 겪었던 세월이 주마등처럼 스쳐 가더라고요. 저에 대한 이야기를 해주는 것 같아서 뭉클했어요. 이전까지는 제 영화를 냉정하게 보는 편이었는데 ‘걷기왕’은 아니었어요. 영화 자체로 즐길 수 있었죠. 그런 마음이 오랜만이었고 감독님께도 감사했어요. ‘걷기왕’ 같은 작품이 제게 온 건 행운이에요.”

연기하는 심은경에게도 관객들에게도 ‘힐링’을 안겨줄 영화 ‘걷기왕’은 현재 절찬리 상영 중이다. 12세관람가이며 러닝타임은 93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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