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경제 문은주 기자 = 힐러리 클린턴 미국 민주당 대선 후보의 최측근이 미 연방수사국(FBI) 간부의 아내에게 과거 거액의 기부금을 제공했던 사실이 드러났다. 이 간부는 클린턴의 이메일 스캔들 수사를 총괄 감독했던 것으로 알려지고 있어 막판 대선 레이스에 변수로 작용할지 주목된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이 24일(현지시간) 보도한 내용에 따르면, 테리 매콜리프 미국 버지니아 주지사는 지난해 주 상원의원 선거에 출마한 질 매케이브 후보에게 46만 7500달러(약 5억 3000만 원)를 기부한 것으로 알려졌다.
질 매케이브는 당시 FBI 부국장보로 있던 앤드루 매케이브의 부인이다. 매콜리프 주지사와 다른 버지니아 주 민주당 지도부가 직접 발탁해 지난해 3월 출마 선언을 한 것으로 알려졌다. 눈에 띄는 부분은 매케이브가 출마 선언을 했을 즈음 클린턴이 국무장관 시절 개인용 이메일 서버를 사용했다는 정황이 포착됐다는 점이다.
이후 FBI의 이메일 스캔들 수사는 같은 해 7월부터 시작됐다. 당시 FBI 부국장보였던 앤드루 매케이브는 올해 2월 FBI 부국장으로 진급한 뒤 클린턴의 이메일 스캔들 수사와 관련, 감독 업무를 총괄한 것으로 알려졌다.
FBI가 클린턴 측과의 친분을 바탕으로 봐주기식 수사를 했을 수도 있다는 의혹이 불거지자 매컬리프 주지사의 대변인은 "질 매케이브 후보의 잠재력을 보고 기부한 것일 뿐"이라고 해명하면서도 "더 이상의 의혹 제기는 모함"이라고 맞섰다.
FBI도 성명을 통해 "앤드루 매케이브는 아내의 선거 운동에서 직접 참여하지 않았다"며 "클린턴의 이메일 스캔들 관련 수사 시기와 승진 시기에도 시간적 차이가 있다"고 밝히면서 의혹을 부정했다.
대통령 선거가 2주도 채 남지 않은 가운데 클린턴의 최측근과 FBI 간부 간 친분설이 제기되면서 클린턴의 막판 대선 레이스에 타격이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 클린턴은 TV 토론을 세 차례 거치면서 도널드 트럼프 공화당 대선 후보와의 지지율 격차를 두 자릿수까지 벌려 놓은 상황이었다.
국무부와 FBI간 거래설이 진화되지 않은 상황에서 새로운 의혹이 제기된 만큼 그동안 클린턴의 이메일 스캔들을 최대 약점으로 삼았던 트럼프가 새로운 공격 전략으로 삼을 수 있다는 가능성도 점쳐지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