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모리 가격 상승 훈풍’ SK하이닉스 내년 1분기까지 실적 호조 이어질 듯

2016-10-25 10: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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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주경제 채명석 기자 = 메모리 가격 상승의 영향으로 3분기 실적 개선을 이뤄낸 SK하이닉스가 내년 1분기까지 현재의 분위기를 이어갈 수 있을 전망이다.

관건은 크리스마스 시즌부터 내년 중국 춘절까지 이어지는 연말연시 경기의 흐름이다. 지속적인 불황으로 소비 심리가 침체된 가운데 비용절감을 위한 내부 투자를 줄이고 있는 기업(B2B) 시장과 지갑 열기를 주저하는 개인(B2C) 시장이 어느 정도 회복되느냐에 따라 SK하이닉스의 실적 상승 곡선 기울기가 결정될 것으로 보인다.

SK하이닉스는 3분기 매출액 4조2436억 원, 영업이익 7260억 원, 순이익 5978억 원을 기록했다고 25일 밝혔다. 영업이익률과 순이익률은 각각 17%, 14%였다. 지난해 같은 기간에 비해 매출은 14%, 영업이익 48%, 순이익은 43% 줄었고, 영업이익률(28%), 순이익률(21%)도 낮았다. 하지만 전 분기 대비로는 매출은 8%, 영업이익 60%, 순이익은 109% 상승했다. 2분기 영업이익률 11%, 순이익률 7%에 비해서도 상당부분 개선됐다.

지난해에 비해 수익률은 높지 않지만, 일단 바닥을 치고 올라섰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 메모리 반도체 시황은 대게 정보통신기술(ICT) 산업 경기의 선행지수로 평가하고 있기 때문에 가격이 오르면 그만큼 향후 경기도 좋아질 것이라는 기대감을 갖게 한다.

3분기 SK하이닉스 실적은 모바일 신제품 출시와 예상보다 견조한 PC 수요 등으로 메모리 시장 상황이 개선되면서 주력제품인 D램과 낸드(NAND) 플래시 메모리 출하량이 증가한 덕분이었다. 특히 가격도 상승세를 유지하여 분기 평균 환율 하락에도 불구하고 매출이 전분기 대비 8% 증가했다.

D램은 연말연시를 대비해 PC 주문자상표부착업체(OEM)들의 재고 축적 수요가 늘고 모바일 신제품 출시에 따른 D램 고용량화 추세에 따라 출하량이 전분기 대비 8% 증가했다. PC D램 가격의 지속 상승으로 타 제품 가격도 소폭 하락에 그쳤다. 평균현물가격(ASP)도 평형을 유지했다.

낸드 플래시는 모바일 신제품 출시와 낸드 플래시 메모리의 고용량화로 모바일 제품 중심으로 출하량이 전분기 대비 12%, 증가했고, ASP도 공급부족 지속으로 단품 및 솔리드스테이트드라이브(SSD)향 제품 가격 상승과 프리미엄이 높은 임베디드 멀티칩 패키지(eMCP, 모바일 D램과 낸드 플래시를 패키지화한 것)의 판매 비중 증가에 따라 전분기 대비 7% 상승했다.

제품별 매출 비중을 살펴 보면 낸드 플래시는 3분기에 28%를 차지, 전분기 대비 2%P 상승했고, D램은 2분기 71%에서 3분기 69%로 떨어졌다.

D램은 모바일과 컨슈머, 그래픽, 서버향 매출이 약 70% 후반을 유지한 가운데 PC향 비중이 확대됐다. 낸드 플래시는 비중이 SSD와 임베디드 제품향 수요가 늘면서 약 80%의 판매 비중을 차지했으며, USB, 카드 등의 판매비중은 줄었다.

영업이익률은 2015년 1분기 33% 이후 하락세를 지속하다가 6분기 만에 반전에 성공했다. 메모리 가격 상승 효과가 본격적으로 반영되는 3분기에는 20%대 돌파도 가능할 전망이다.

한편, 매출원가는 D램과 낸드 플래시의 출하량 증가에도 불구하고, D램 2Znm 제품의 수율개선에 따른 원가 절감 효과와 가격 상승으로 재고평가손실충당금의 일부가 환입돼 전 분기 대비 4% 증가에 그쳤다.

판관비는 개발비 감소와 신기술의 제품 수명이 길어지면서 개발 상각 기간을 연장하기로 결정 함에 따라 무형자산 상각비가 감소하여 전 분기 대비 9% 감소했다.

3분기 말 현재 SK하이닉스의 부채는 7조1620억원, 차입금은 4조1490억원으로 각각 전 분기 대비 4660억원, 2070억원 줄었다. 이에 따라 부채비율은 35%에서 32%로 낮아졌다.

또한 현금(현금 및 현금성자산과 단기금융상품)은 3조5910억원으로 전분기에 비해 1570억원 늘었다.

시장 상황의 불확실성이 지속되는 가운데에서도 SK하이닉스는 고성능, 고가 제품 판매 비중이 늘어나 전체적인 매출 구조도 개선되고 있고, 현금 보유량 증가 및 부채비율 감소 등으로 체력도 보강하고 있다. 이는 향후 시황이 부진으로 반전되더라도 이를 감내할 수 있는 여력을 키웠음을 의미한다.

한편, SK하이닉스는 향후 D램 시장과 관련해 제한적인 공급 증가 상황이 지속되는 반면 수요는 강세를 유지해, 제품 가격 상승이 확산될 것으로 전망했다. 특히 전 응용분야에 걸친 콘텐츠의 성장, 중국시장의 서버 영향력 확대 등으로 견조한 수요를 이어갈 것으로 예측했다.

낸드플래시 시장 역시 스마트폰 업체들의 탑재용량이 큰 폭으로 증가하고, SSD 시장도 소비자용 PC 수요의 점진적인 회복과 채용률 및 평균 용량이 증가하면서 우호적인 수급 환경이 이어질 것으로 전망했다.

이에 SK하이닉스는 20나노 초반급 D램 제품의 비중을 확대하여 연말에는 전체 D램 생산의 40%를 달성한다는 방침이다. 특히 3분기부터 공급하기 시작한 20나노 초반급 모바일 D램 제품을 더욱 확대하고, 차세대 10나노 후반급 D램 제품의 개발도 차질 없이 진행하여 D램 경쟁력 강화를 위해 노력할 계획이다.

낸드플래시는 2분기부터 생산을 시작한 2D 구조의 14나노 제품 비중을 지속적으로 확대해 나가는 한편, 현재 제품 개발 및 인증 작업을 진행 중에 있는 48단 3D 제품의 연내 판매를 목표로 하고 있다. 또한 내년 상반기에는 72단 제품 개발을 완료하여 하반기부터 본격적으로 양산을 시작할 계획이다.

SK하이닉스 관계자는 “급변하는 반도체 시장환경과 경쟁구도 속에서도 끊임없는 기술력 강화를 통해 ‘글로벌 톱2(Global Top2) 메모리 반도체 회사’로서의 사업 경쟁력을 키워갈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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