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경제 조현미 기자 = 한국인을 비롯한 동아시아인용 모발이식수술 지침이 나왔다. 동아시아인용 모발이식 가이드라인이 나온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25일 대한모발이식학회는 최근 미국피부외과학회지에 '동아시아인 환자를 위한 모발이식수술 가이드라인'을 주제로 한 논문을 발표했다고 밝혔다.
지침은 서양인 대상 연구를 기반으로 개발된 기존 모발이식수술 지침을 보완·발전시켜 동아시아인에 적합하고 효과적인 모발이식수술 방법을 제시했다. 동아시아인에 특화된 모발이식 지침이 나온 것은 세계 최초라고 학회는 설명했다.
보통 동아시아인은 서양인보다 모발이 굵고 짙지만 모발 밀도가 낮아 이식할 수 있는 모발수가 제한적이다. 특히 피부가 두껍고 모낭 깊이가 깊어 절개 때 흉터가 발생하기 쉽고 반점 등의 색소침착 위험이 높다. 따라서 이를 염두에 두고 모발이식을 해야 한다고 지침은 강조했다.
아울러 한 환자에게서도 모낭 길이가 제각각인 만큼 모낭 채취 후 각각의 길이에 따라 이식하는 깊이를 조절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제시했다.
수술 효과를 높일 약물치료법도 내놨다. 모발이식수술을 받은 부위의 모발은 영구적으로 빠지지 않지만 주변 부위에선 탈모가 계속 진행될 수 있다. 모발 밀도를 유지하려면 수술 후에 꾸준히 약물을 복용해야 한다.
지침이 권장하는 치료제는 미국 식품의약국(FDA)에서 남성형 탈모약으로 승인받은 먹는 약 '피나스테리드'와 바르는 '미녹시딜' 성분 제품이다.
또 앞머리·정수리 탈모에 조기 약물치료가 효과가 있는 만큼 초기 탈모에는 모발이식에 앞서 약물치료를 할 것을 권고했다.
황성주 부회장은 "기존 모발이식수술 지침은 서구 중심이어서 동양인의 이마선이나 모발, 흉터 발생 위험 등을 충분히 반영하지 못한 한계가 있었다"며 "이번 지침은 국내 의료진의 수술 경험과 다양한 문헌을 종합적으로 검토해 만든 것으로, 한국인을 포함한 동아시아인 모발이식의 일관성과 예측 가능성을 높여줄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