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경제 류태웅 기자= 직무나 성별 등이 동일할 때 정규직과 비정규직간 임금 격차가 13%에 달한다는 분석이 나왔다.
24일 한국경제연구원이 발표한 '임금방정식 추정을 통한 임금격차 분석 보고서'에 따르면 업종, 성별, 학력 등 임금에 영향을 미치는 요인이 동일하다고 전제할 때 비정규직 근로자의 임금은 정규직의 87% 수준으로 추정됐다.
하지만 이런 고용 형태에 따른 임금 격차는 산업별로 차이가 두드러졌다.
예를 들어 운수업과 건설업에 종사하는 비정규직 근로자의 임금은 각각 정규직의 119.9%, 111% 수준으로, 되레 정규직보다 높았다.
농업·임업·어업과 교육서비스업 역시 비정규직 임금이 정규직의 각각 108.5%, 105.4%로 정규직을 웃돌았다.
우광호 한경연 부연구위원은 "건설, 운수, 교육서비스업은 업장에 소속돼 일하기보다 특정일의 완성 및 업무 단위 계약을 통해 개인능력별로 임금을 지급받는 경우가 많은 만큼, 이런 결과가 나온 것 같다"고 말했다.
성별로는 여성의 임금이 남성의 78% 수준에 그쳤다. 산업별 남성 대비 여성임금 수준은 예술, 스포츠·여가관련서비스업이 90.2%로 가장 높았고, 이어 부동산업 및 임대업 89.6%, 숙박 및 음식점업 88.5%, 교육서비스업 87.5%, 출판·영상·방송통신 및 정보서비스업 85.9% 등 순으로 나타났다.
우광호 연구위원은 "일의 결과가 성별에 따라 큰 차이가 없는 산업 즉, 예술스포츠, 부동산임대, 숙박음식, 교육서비스의 경우 여성과 남성간 임금 격차가 크지 않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임금방정식을 적용할 때 남녀간의 임금격차는 22% 수준으로, 2014년 OECD 수치(36.7%)보다 낮다"고 덧붙였다.
사업장 규모별로 보면 영세할 수록 임금 수준이 낮았다. 5인 미만 사업장 근로자의 임금은 300인 미만 사업장의 반토막 수준인 55%에 불과했다.
한편 고졸 이하 근로자의 임금수준은 대졸 이상 근로자의 75% 수준으로 추산됐다. 근속년수별로는 30년 근속 근로자 임금수준이 1년 미만 근로자보다 약 2.57배 높았다.
우광호 부연구위원은 "기존에 발표됐던 임금격차 수치는 임금에 미치는 요인을 고려하지 않은 단순 비교치로, 집단 간 임금격차가 실제보다 과장됐다"며 "이는 사회갈등 및 위화감 조장 등 부작용을 야기할 수 있는 만큼, 보다 정확한 임금정보가 제공돼야 한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