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소리 키우는 비주류, 새누리 강경대응 '흔들'

2016-10-20 1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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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달 29일 국회 의원회관에서 새누리당 김무성 전 대표(오른쪽 두번째)와 유승민(오른쪽 네번째), 나경원 의원 등 비박계 의원들이 정국정상화를 위한 비공개 회의를 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아주경제 이수경 기자 = 친박(친박근혜) 지도부가 꾸려진 이후 2번째다. 당내 비주류 의원들이 지도부와 입장을 달리하며, 점차 목소리를 내기 시작했다.

국정감사 보이콧 당시, 복귀를 주장했던 움직임은 이제 '최순실 게이트' 의혹과 관련해서도 해명을 요구하고 나섰다. 청와대를 둘러싼 각종 의혹을 비호하다 민심의 역풍을 맞을 수 있다는 위기감이 바탕이 됐다. 대선정국을 앞두고 본격적인 존재감 드러내기에 나섰다는 분석도 나온다.
새누리당의 비박(비박근혜)계 중진인 나경원(4선) 의원은 20일 CBS 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와의 전화 인터뷰에서 "국민들께서 답답해하고, 상식적인 물음에 대한 답이 좀 있어야 된다"고 말했다.

나 의원은 "저희가 국정운영시스템도 바꿔야될 건 바꾸잔 얘기"라며 박근혜 대통령의 국정수행지지도(26%)와 관련해 "대통령의 콘크리트 지지층이 붕괴된 것 아닌가"라고도 꼬집었다.

나 의원 뿐만이 아니다. 전날 5선의 심재철 국회부의장은 "최순실 씨의 딸 정유라 씨를 둘러싼 의혹이 하루 속히 풀려야 한다"며 교육부의 특별감사 착수까지 제안했다. 5선의 정병국 의원은 "새누리당이 이것(미르, K재단)을 앞장서서 막는 듯한 모습을 보여줬던 것은 국민에게 엄청난 실망을 줬다"며, "이런 부분들을 빨리 털고 갈수록 대통령께도 부담을 덜고 남은 임기를 정상적으로 마무리할 수 있게끔 하는 길"이라고 강조했다.

이런 발언들은 당 지도부의 뜻과는 다른 견해다. 새누리당 지도부는 이른바 '송민순 회고록'과 관련해 문재인 전 더불어민주당 대표를 향한 맹공을 연일 퍼붓고 있지만, '최순실 의혹'에 대해서는 침묵하고 있다.

이정현 당 대표는 이날 '최순실' 의혹에 대해 지도부가 침묵한다는 기자들의 지적에 "똑같은 얘길 반복하면 똑같은 답변을 해야 하는데 그걸 안 하면 침묵이라고 하나"라고 반박했다.

그러면서 "엄중하게 수사해서 문제가 있으면 처벌을 받고 문제가 없으면 정략적 공세는 자제해야 한다, 수사 받는 사안은 좀 지켜보는 것"이라고 덧붙였다.

앞서 정세균 국회의장과 야당의 김재수 농림축산식품부 장관의 해임 건의안 처리에 반발해 당이 국정감사를 보이콧할 때도 같은 모양새였다. 이 대표가 단식까지 택하던 당시, 비주류 의원들은 국감 복귀를 주장했지만 받아들여지지 않았다. 국방위원장이던 김영우 의원이 당론을 깨고 감사장에 복귀하자, 제명 얘기까지 나오며 계파 간 갈등이 재현되는 듯 했다.

여권의 한 관계자는 "비주류 의원들을 중심으로 지도부의 태도에 대해 불만의 목소리가 많다"고 말했다. 무조건적인 청와대 비호로 각종 의혹에 침묵하면서, 야권을 향한 공격을 이어가는 것은 국민들의 지지를 얻기 힘들다는 지적이다.

실제로 최근 각종 여론조사에서 박 대통령과 여당에 대한 지지율이 추락하는 결과가 이를 증명한다. 3선의 이혜훈 의원도 최근 TBS 라디오에 출연해 "제 지역구(서울 서초갑)는 새누리당 당세가 강한 곳인데도 이래서 내년에 집권할 수 있겠느냐, 이러면 안 된다고 말씀하는 분들이 많다"며 민심의 이반을 우려하고 나섰다. 

마침 대선정국을 앞둔 상황에서 비주류의 세 결집을 위한 선긋기로도 풀이된다. 비박계의 수장 격인 김무성 전 대표를 비롯해 유승민 의원·오세훈 전 서울시장·남경필 경기지사 등 여권의 차기 대선주자들이 진상규명을 요구하는 것도 이 같은 의도에서 존재감 부각을 노린 전략이란 분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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